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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기성용, 라이벌전의 해결사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10 14:33 | 최종수정 2011-08-10 17:08



기성용(22·스코틀랜드 셀틱)은 보기 드물게 유명 라이벌전을 섭렵했다. 라이벌전을 뛰면서 한 계단씩 성장했다. 대관중이 뿜어내는 위압감과 상대팀 팬들의 욕설, 그리고 상대 선수들의 거센 태클을 이겨내며 지금의 자리에 섰다. 최근 이적료가 1000만파운드(약 178억원)로 뛴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서울 시절, K-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전인 서울-수원전을 뛰며 분위기를 익혔다. 서울-수원전은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2007년 대결에서는 당시 프로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인 5만5397명이 몰렸다. 2008년 원정 경기 때는 결승골을 넣고 유명한 '캥거루 세리머니'를 했다. 새가 모이는 쪼는 것 같은 세리머니같기도 했다. 새의 날개를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강심장이었다. 그는 서울-수원전에 K-리그 통산 9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지난해 초 셀틱에 입단해서는 '올드펌'(셀틱-레인저스전)에 나섰다. 올드펌은 엘클라시코(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전), 밀라노 더비(인터밀란-AC밀란전)와 함께 세계 3대 더비로 불린다. 올드펌에 지난시즌까지 7경기에 나섰는데 매 경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09~2010 첫 시즌 올드펌에 나선 뒤 "(상대 선수들이) 공이 아니라 다리를 찬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눅들지 않고 몸을 날렸다. 과감한 태클과 몸싸움을 했다. '올드펌 용' 선수란 찬사도 받았다.

한-일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일전은 설명이 필요없는 양국 자존심이 걸린 매치다. 통산 3경기에 나서 A대표팀의 2승1무(1월 카타르아시안컵 승부차기 결과는 공식적으로 무승부)를 이끌었다. 카타르아시안컵 때는 파이터 역할을 했다. 일본 선수들을 거칠게 대했다. 반대로 도발해오면 득달같이 달려가 말싸움과 기싸움을 하곤 했다. 라이벌전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A대표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A대표팀이 자칫 흔들릴 수 있었지만 중심을 잘 잡아줬다. 10일 일본 원정 경기로 열리는 양국간 75번째 대결에서도 기성용이 제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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