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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앞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EPL 경기 개최에 런던 경찰이 우려를 보내는 것은 수만여 관중이 모이는 만큼 폭동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경기를 위해 최소 100명 이상의 경찰을 배치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경기장에 경찰력을 배치할 여력이 없다. 선수단은 물론 팬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9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잉글랜드와 네덜란드의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일정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7만장의 표가 모두 팔렸지만, 이번 결정은 런던 폭동의 여파가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EPL스타들도 폭동 사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웨인 루니(맨유)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폭동이 잉글랜드에서 벌어지게 돼 당혹스럽다. 제발 멈췄으면 좋겠다"고 했다. 트위터 매니아 리오 퍼디낸드(맨유)도 "누가 이런 혼란 속에서 축구 경기 보기를 원하겠냐"며 경기 취소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는 이번 시즌 EPL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기 연기는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리그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기 전에 끝나는 것이 관례다. EPL 역시 이러한 일정을 맞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 일정을 당기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EPL은 칼링컵과 FA컵, 정규리그 일정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빅클럽의 경우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도 치러야 한다.
타이트한 일정은 경기력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부상의 우려도 높아진다. 이동경로에 따른 팀간 손익계산서도 나올 수 있다. 폭동 사태로 인한 경기 연기는 올시즌 EPL 순위 싸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