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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내년 숭의구장 개막전 물건너갔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4 13:44


◇숭의아레나파크는 현재 공정 87%를 완료했으나 대형마트 입점 문제로 완공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7월 4일 현재 경기장 모습. 사진제공=인천 유나이티드

숭의아레나파크(이하 숭의구장)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꿈이자 미래였다.

2만5000여석 규모의 축구전용경기장에 유치될 각종 상업시설을 위탁 운영해 흑자구단의 길을 걷고자 했다. 계획과 설계 단계에서도 이런 의견이 반영되면서 척척 공사가 진행됐다. 인천 뿐만 아니라 수익원 찾기에 고심하는 K-리그 전체가 주목했다. 숭의구장은 지역 재개발의 신호탄이었던만큼 남구 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그러나 꿈은 깨졌다. 미래도 암담하다. 첫 목표였던 올 10월 입성은 고사하고 내년 시즌 홈 개막전도 치르지 못하게 됐다. 숭의구장의 올해 완공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은 87% 가량 이뤄졌지만, 공사는 지난 6월초부터 두 달째 지연되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인 홈플러스 입점 문제가 원인이다. 시행사인 에이파크개발 측은 건립비 일부를 책임질 수 있는 홈플러스의 입점이 확정되어야만 공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관할 남구청에 점포 개설 허가 신청을 냈다가 반려됐던 홈플러스 측은 곧 2차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 반려되면 입점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파크개발 관계자는 "경기장 건설은 가뜩이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이다. 이런 환경에서 공사까지 지연되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현재 공사 중단 뒤 관리비 등 하루에만 억 단위로 손실이 나고 있다. 홈플러스 입점이 좌절되면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다. 당장 공사가 재개되도 완공은 올 연말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남구청과 지역 상인들은 홈플러스가 입점하면 지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설문조사 결과 지역 주민 75%가 홈플러스 입점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재개발의 촉진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 측에서도 남구청에 허가를 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남구청 측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구단에게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 외부 용역을 통한 수익모델 마련 및 위탁 운영권자 입찰 준비를 모두 마치기는 했다. 그러나 경기장 완공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벌써 상당부분 시간이 지연돼 계획대로 내년부터 경기장 운영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홈플러스 입점 대신 기존 인천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웨딩홀이나 체육시설 입점이 상생방안으로 나왔지만, 임대 수익이 크지 않아 구단과 경기장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구단 살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쪼들리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인천시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좋은 경기장을 지역 이기주의 탓에 써먹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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