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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이제야 모인 베스트11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8-04 09:51 | 최종수정 2011-08-04 09:52


신태용 성남 감독. 스포츠조선 DB

"이제야 좀 축구다운 축구하겠어."

신태용 성남 감독이 남은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늘상 보여주는 신 감독 특유의 자신감이 아니라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시즌 초 신 감독이 생각하던 축구를 이제서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후 4개월만에 성남의 베스트11이 모두 모였다.

성남은 부상으로 시즌 개막이래 100%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라돈치치는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입은 부상으로 7개월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었고, 새 용병 에벨톤도 부상 후유증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다. 송호영 조재철 홍철 등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번갈아 출전을 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엷어진 선수층에 신 감독의 고민이 계속됐다.

'화수분 축구'라는 별명을 얻으며 2군 선수들을 꾸준히 육성했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을 얻었지만, 결정적일때 힘이 모자랐다. 어린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는 경기가 늘어갔다. 15위(3승7무9패·승점 16)의 성적이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경험많은 선수들이 대거 복귀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7일 부산과의 FA컵 8강전이 좋은 예다. 고비때마다 무너지던 성남은 만만치 않은 부산을 상대로 오히려 경기종료 직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라돈치치는 복귀골이자 결승골을 넣으며 신 감독의 기다림에 부응했다. 서울행이 예정된 사샤도 성남에 잔류했고, 시즌 초부터 원했던 용병 에벨찡요도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스타급 선수들이 돌아오자 주전 경쟁으로 팀에 활력이 더해졌다. 그동안 성남의 에이스였던 조동건은 원톱 자리를 두고 라돈치치와 주전경쟁을 펼쳐야 한다. 사정상 공격수로 뛰었던 홍 철은 원하는 왼쪽 윙백자리에 고정돼 행복한 표정이다. 홍 철은 "공격은 솔직히 재미없었다. 원하는 수비에서 계속해서 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베스트11으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신 감독은 1일부터 4일까지 용인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신 감독은 "지난 부산전이 내가 생각한 베스트11으로 나선 첫 경기였다. 손발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아 전지훈련을 기획했다"며 "역시 스타급 선수들이 있으니까 분위기도 더 사는거 같다. 남은 시즌동안 좋은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한 모습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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