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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올스타 휴식기가 사라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2 11:28 | 최종수정 2011-08-02 11:28


◇K-리그 16개 구단은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동안 지역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소년 클리닉을 실시했던 대구FC 선수단의 모습. 사진제공=대구FC

올스타 브레이크라는 말이 있다. 올스타전을 전후해 리그 일정이 중단되는 시기를 뜻한다. 직장인들에게 여름 휴가가 있듯이 구단, 선수들에게도 잠시 휴식이 주어지는 때다. K-리그에서는 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뒤였던 1991년과 1997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모두 7~8월에 올스타전을 치렀다. 이런 전통은 지난해까지 이어져 왔다. 각 팀은 전반기 성적 여부에 따라 올스타 브레이크를 활용했다. 휴식과 맹훈련 둘 중 하나였다. 훈련보다 쉬는 쪽을 택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쉬는 분위기가 아니다. 각 구단들은 휴식 대신 지역 봉사 및 보육-요양시설을 찾아가는 일정을 잡았다. 축구 클리닉, 산림 정화 활동 등 종목도 다양하다. 하루가 아쉬운 휴식시간을 빼 외부 활동에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K-리그 전체에 퍼진 자숙과 신뢰 쌓기 노력이 활동의 원인이다. 승부조작 파문에 이은 후속 대책으로 프로연맹이 올스타전을 봉사활동을 대체하면서 각 구단에게도 연고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두 달여 간 승부조작 광풍에 시달려야 했던 승부조작 파문 이후 팬심이 돌아선 것을 절감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재충전의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신뢰 회복이 급선무인만큼 구단과 선수 모두 자발적으로 쉴 시간을 반납하고 팔을 걷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다. 전반기 내내 치열하게 전개된 순위 싸움도 한 몫 했다. 현재 리그 11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4)부터 11위 대구FC(승점 24)까지 승점차는 10점에 불과하다. 3~4경기 승부에 따라 순위표가 요동칠 수 있는 범위다. 상위권이라고 해서 마음을 놓을 수도, 하위권이라고 포기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팀이 봉사활동과 더불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휴가는 자연스럽게 반납되는 모양새다. 땡볕 아래 흘리는 땀으로 이열치열하는 셈이다. 1일 파주NFC에서 열린 2011년 K-리그 올스타 사랑나눔 클리닉에 참가한 한 선수는 "예년보다 훈련이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순위싸움이 워낙 치열하니 내부 분위기 상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는 "휴가 생각은 일찍 접었다. 지금 순위표를 들여다보면 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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