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일본이 북한-시리아 원정을 두려워하는 이유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08-01 13:57


지난 1월 열린 카타르아시안컵 조별예선 이라크전에서 헤딩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는 정대세. 스포츠조선 DB

활짝 웃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만만한 상대를 만났지만 원정 경기 일정이 걱정스럽다.

일본은 7월 3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 추첨에서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북한과 C조에 편성됐다. 세 팀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인 일본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우즈베키스탄이 83위, 시리아가 104위, 북한이 115위다.

객관적인 전력만 좋고보면 최상의 조 편성이다.

그런데 조추첨 결과가 나오자 두 가지 반응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한쪽에서는 예상대로 "상대가 비교적 약체이고, 중동 3개 팀이 한 조에 묶이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 일부 관계자는 "정말 (원정)가고 싶지 않은 국가가 모두 포함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으로선 시리아, 북한 원정경기가 부담스럽다. 우선 시리아는 반정부 시위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대에 발포를 하고, 반정부 성향이 강한 도시에 포격을 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정부군이 반정부 활동의 거점 도시인 하마를 탱크로 공격해 시민 100여명이 사망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지난 1월 25일 벌어진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 박지성과 볼을 다투고 있는 가가와 신지(왼쪽). 도하(카타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아직 시리아가 11월 11일 경기 장소를 정하지 않았지만 지금같은 정정 불안이 계속될 경우 제3국으로 경기 장소가 바뀔 수도 있다. 오구라 일본축구협회장은 시리아와 남쪽으로 국경을 접한 요르단에서 경기가 열릴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시리아 정부가 정정 불안 속에서도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수도인 다마스쿠스에서 경기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언론은 일본과 미수교 상태이고 적대적인 북한과의 11월 15일 원정이 더 걱정스럽다고 썼다. 일단 북한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도 불안하다. 일본은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때 북한과 한 조에 편성된 적이 있다. 2005년 예선 때 북한은 FIFA의 제재를 받고 있었다. 평양 홈경기 개최를 할 수 없어 태국 방콕에서 무관중 경기를 했다.


한편,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1일 J-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파를 중심으로 1일 홋카이도에 소집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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