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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 앞둔 일본, 정부 입국 불허 방침에 '속앓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01 08:53


◇일본축구협회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차전에서 맞붙을 북한 대표팀의 입국 문제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북한 선수단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일본 정부는 납치와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 이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2010년 2월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북한 여자 대표팀이 입국을 시도하자 같은 원칙을 내세웠었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입장이 바뀌지 않자, 북한은 출전을 포기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앞둔 일본축구협회(JFA)는 다시 고민에 빠져 있다. 북한과 한 조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9월 2일로 예정된 3차예선 첫 경기가 바로 북한과의 홈 경기다. 지난해 여자 대표팀 문제와 같은 원칙을 정부가 고수할 경우,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게 된다. 홈 이점을 스스로 날리는 꼴인데다,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등 다른 상대국을 자극할 소지가 있다. 최악의 경우, 축구에 정치 논리 개입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FIFA는 각국 정부가 축구협회 행정에 관여할 경우 가차없이 자격정지 및 국제대회 출전 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JFA는 일단 북한전을 안방에서 치른다는 계획이다. 오구라 준지 JFA회장은 7월 31일 기자회견에서 외무성과 문부과학성, 법무성 등 관련 부처에 북한 대표팀에 대한 예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FIFA의 원칙대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북한전을 치를 생각'이라면서 북한전은 도쿄 외곽에 위치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치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축구계에서는 대표팀의 북한 원정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일본이 1989년 이후 22년간 평양 원정 경기를 치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당시에는 FIFA제재 및 정세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평양 대신 태국 방콕에서 무관중 경기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같은 경우가 되풀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정 불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와의 원정 경기도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이탈리아 출신인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경기장 밖에 도사린 아시아의 진정한 어려움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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