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전 전반분석]고지대·날씨 영향 이겨내지 못했다

◇20세 이하 대표팀. 스포츠조선DB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고지대 적응 문제와 굳은 날씨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광종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47)은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이용재(20·낭트)를 원톱으로 세웠다. 중원을 두텁게 해 전방 압박을 통한 빠른 공격을 시도하려 했다. 한국은 일찌감치 경기 주도권을 잡고 말리를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좌우 측면을 활용해 공격 물꼬를 텄다. 2선 중앙에 선 최성근(20·고려대)을 축으로 김경중(20·고려대)과 백성동(20·연세대)이 말리 수비진 사이를 뚫고 크로스르 시도했다. 이들은 경기 중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더블 볼란치 김영욱(20·전남)과 윤일록(19·경남)은 상대 역습을 잘 차단하면서 안정적으로 흐름을 끌고 갈 수 있게 도왔다.

그러나 패스 연결이 정확하지 못했다. 보고타는 해발 2600m에 달하는 고지대다. 평지에 비해 더 멀리 볼이 날아간다. 한국은 이 점을 감안해 미국 콜로라도에서의 전지훈련 뒤 일찍 보고타에 입성해 적응 훈련을 했다. 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가 이어지면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비의 영향이 크다. 그라운드에 고인 비 탓에 볼이 제대로 구르지 않으니 선수들의 발에 힘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고, 이런 점이 공격 상황에서 악재가 되고 있다. 수비시에도 볼 낙하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서 애를 먹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전반 30분 이후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말리에게 스스로 기회를 열어줬다. 황도연(20·전남)이 상대 공격수와 경합 중 부상을 당한 뒤 코에서 지혈이 되지 않아 장시간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 있었던 것도 악재였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어찌보면 다행스러웠다.

말리는 대회 A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었다. 유망주를 총출동시킨 프랑스와 개최국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예측하기 힘들다. 때문에 한국은 말리전에서 무조건 승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 후반전에는 집중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