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리그 올스타 신영록, 미소 되찾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7-28 17:15


◇의식불명 상태에서 벗어난 뒤 재활 치료에 매진하고 있는 신영록이 28일 프로연맹으로부터 2011년 K-리그 올스타 선정 기념패를 전달 받았다. 신영록이 기념패를 전달 받은 뒤 웃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영록아, 꼭 다시 일어나야 한다." "네, 선생님."

신영록(24·제주)의 상태는 눈에 띄게 호전됐다. 지난 6월 24일 의식을 되찾은 신영록은 현재 서울 일원동의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풀어진 근육을 다지고 관절을 풀어 다시 일어설 수 있게끔 하는 운동치료와 식사와 세면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들을 하기 위한 작업치료, 상황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인지치료를 받고 있다. 2주 전부터는 보행 보조기를 잡고 걷는 보행치료도 실시 중이다. 하루 4~5시간에 걸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다.

상태는 꽤 호전됐다. 의식을 되찾은 뒤 단어 몇 가지만 늘어놓던 어눌한 말투는 박경훈 제주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 정도로 회복됐다. 주변 상황과 지인들을 알아보는 인지 능력도 향상 됐으며, 정상적인 식사도 가능하다. 깨어날지 여부도 불분명했던 지난 5월과는 완전히 딴 판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휠체어를 타고 병원 내 산책을 다닐 정도이기는 하지만, 목을 꼿꼿이 세울 수 있을 뿐, 나머지 행동은 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다. 병원 관계자는 "(회복까지) 앞으로 얼마가 걸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런 신영록에게 반가온 손님이 찾아왔다. 김정남 프로연맹 부총재와 관계자들이 28일 병원을 찾은 것이다. 이들은 2011년 K-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신영록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기 위해 빗길을 달려왔다. 신영록이 비록 올스타팀 소속으로 활동할 수는 없지만, 응원 차원에서 올스타 선정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신영록은 재활 치료실에서 이들을 맞이했다. 병원복 위에 점퍼를 덧입고 모자를 쓴 채로 나타난 그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긴장했는지 손을 덜덜 떠는 모습도 보였다. 김 부총재는 신영록을 끌어 안았다. 안타까움을 내색하기보다 용기를 주기로 했다. 그는 "영록아, 네가 올스타팀에 선정되어 기념패를 전달하러 이렇게 찾아왔다. 열심히 치료를 받고 꼭 나아서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손을 꽉 잡았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신영록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영록의 어머니 전은수씨는 "우리 영록이가 스마일을 얼마나 잘하는지"라고 말하면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행사는 신영록에게 더욱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료진의 처방과 맞춤 재활 프로그램, 가족의 헌신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신영록 본인의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면 회복기간은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위촉패 전달은 단순해 보일수도 있지만, 운동선수인 신영록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을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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