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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 먹을 것도 많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설욕전은 화려했다. 빛이 바랬지만 서른 잔치도 화끈했다.
황 감독은 올시즌 처음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형일 김광석 김원일이 스리백에 포진했다. 측면 미드필더에는 김대호 신광훈이 섰다. 김대호와 신광훈은 수세시 수비라인에 가담, 5백을 형성했다. 데얀을 봉쇄하기 위해서다. 황 감독은 "데얀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스리백은 올시즌 처음이다. 로테이션으로 데얀을 집중 마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반 황 감독의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데얀과 몰리나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전반 32분 아사모아가 선제골까지 터트리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장군멍군은 한 차례 더 이어졌다. 후반 20분 모따가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자 9분 뒤 몰리나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황 감독이 데얀과 몰리나를 집중 마크하려고 했으나 둘다 골을 터트렸다. 2-2. 후반 45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승부는 서울로 기우는 듯 했지만 포항에는 특급 조커 노병준이 있었다. 후반 10분 투입된 그는 연장전에서 폭발했다. 연장 전반 9분과 후반 3분 결승골에 이어 쐐기골을 작렬시켰다. 황 감독은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과의 '뉴 라이벌'전에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두 차례의 만남에서 1무1패였다. 이날 1승을 추가하며 동률을 기록했다.
FA컵 3연패를 노리는 수원은 전남에 1대0으로 신승했다. 전반 25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스테보가 밀어준 볼을 이용래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전남과 두차례 맞붙어 1대2, 1대3으로 졌는데 FA컵 결과는 정반대다. 수원은 후반 19분 최성환이 퇴장당해 숫적 열세에 놓였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FA컵 13연승으로 최다연승 신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성남은 경기 종료 직전 라돈치치의 결승골을 앞세워 부산을 2대1로 물리쳤다. 울산은 해트트릭을 작성한 고슬기의 원맨쇼에 힘입어 약체 강원을 3대0으로 완파, 4강에 올랐다.
4강전은 다음달 21일 열린다.
수원=박재호·포항=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