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세번이다. 첫 만남에선 누구도 웃지 못했다. 열흘 전 다시 맞닥뜨렸다. 마침내 희비가 엇갈렸다. 3년 후배 '독수리'가 '황새'를 잡았다.
서울은 포항전 효과를 봤다. 상승세다. 23일 K-리그 19라운드에서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4대1 대승을 거뒀다. 반면 포항은 후유증으로 주춤했다. 대구 원정에서 1대1로 비겼다. 6위 서울(승점 30·8승6무5패)이 2위 포항(승점 34·9승7무3패)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단기전인 FA컵은 또 다르다. 한 경기로 운명이 갈린다. 이기면 4강, 패하면 탈락이다. FA컵 우승팀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걸려 있어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서울은 FA컵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변의 희생양으로 번번이 눈물을 흘렸다. 1998년 전신인 안양LG시절 FA컵을 포옹한 이후 13년 만의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포항은 인연이 깊다. 1996년 원년 대회에서 우승했고, 2008년 두 번째 정상의 기쁨을 누렸다. 준우승도 3차례(2001~2002년, 2007년)나 차지했다.
라이벌전은 어떤 상황에도 물러설 수 없다. 두 감독 모두 총력전을 선언했다. 시기도 절묘하다. FA컵 일전 후 10일간 경기가 없어 곁눈질을 할 여유가 없다.
황 감독은 "대구전 무승부로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다. 서울전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역시 데얀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봉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막을 비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기록을 얘기했다. 서울은 K-리그에서 포항을 상대로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 행진을 달리고 있다. 그는 "징크스는 깨지기 마련이지만 아직 그 때가 아니다. 포항이 우리를 넘지 못할 것이다. 올시즌 중요한 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이번 경기도 그럴 것"이라며 "데얀을 봉쇄한다고 하지만 그외 선수들이 더 무서울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성남은 부산, 수원은 전남, 울산은 강원과 8강전을 치른다. FA컵 8강전은 90분 승부에서 결판이 나지 않을 경우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를 벌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