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아홉수에 걸린 이동국 도움왕 될라

◇전북 이동국(오른쪽)이 골을 터트린 김동찬과 어깨를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전주=김재현 기자 [e-mail]

'킬러' 이동국(32·전북 현대)이 원하는 것은 골이다. 그런데 정작 골은 안 터지고 도움이 쌓인다. K-리그 통산 110호골을 한 골 남겨놓은 이동국은 속이 탄다. '아홉수'가 길어지고 있다. 이런 페이스가 계속 된다면 이동국은 득점왕이 아닌 도움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올해 우성용(은퇴)이 보유한 K-리그 통산 최다골(116골) 기록 경신도 물건너 가게 된다.

이동국은 2년 전 21골로 K-리그 첫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득점과 도움 페이스가 둘 다 좋았다. 그래서 동시에 타이틀 두 개를 딸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런데 10골(통산 109골)에서 멈췄다. 지난달 11일 경남전 이후 제주, 상주, 서울, 울산, 광주, 성남전까지 골이 터지지 않고 있다. 지독한 아홉수에 걸린 것이다.

이동국은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 24일 성남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 90분을 뛰었다. 슈팅을 5개 했고, 그 중 유효슈팅은 3개였다. 시간이 갈수록 마음이 조급해졌다. 이동국은 슈팅이 상대 수비벽에 막힐 때마다 표정이 어두워졌다. 상대 수비수들은 이동국을 집중마크했다. 또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이동국이 작정하고 쏜 대포알슛이 상대 수비수 김태윤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기도 했다. 김태윤이 얼굴로 막지 않았다면 분명히 골이었다.

대신 이동국은 도움을 하나 추가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김동찬의 쐐기골을 스루패스로 도왔다. 전북(승점 40)은 2대0으로 승리, 2위 포항(승점 34)과의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유지했다. 이동국은 시즌 9호 도움으로 도움 중간순위에서 1위를 달렸다. 도움 공동 2위(5개)인 서울 고명진 등과는 4개 차이다. 이 추세라면 이동국은 K-리그에서 처음으로 도움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득점왕 타이틀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울 주포 데얀은 최근 물오른 골결정력을 보이면서 15골을 기록했다. 김정우(상주)는 13골이다. 이동국과는 각각 5골, 3골 앞서 있다. 이동국의 뒤에도 많다. 제주 산토스가 9골, 부산 한상운이 8골로 추격하고 있다. 우성용의 기록(116골)과는 여전히 7골차다. 전주=노주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