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폭염 속 2연전 넘기 돌입

황선홍 감독. 스포츠조선 DB

황선홍 포항 감독은 여름을 걱정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여름이 고비다"라고 밝혔다.

7월과 8월이 되면 폭염이 들이닥치는데다 경기 수도 많아지면서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커진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황 감독은 겨울 내내 제주에서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 수원이나 서울, 전북처럼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지 못하는 팀 사정 때문에 선수들의 기본 체력을 끌어올릴 수 밖에 없었다.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7월 말에 접어들면서 포항은 지쳐가고 있다. 17일 서울과의 k-리그 18라운드 홈경기에서 몰아치고도 1대2로 진 것은 떨어진 체력 탓이 컸다. 이런 가운데 포항은 껄끄러운 2경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23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대구와의 K-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가 먼저다. 대구는 한반도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유명하다. 오후 7시에 경기가 열리지만 기온은 섭씨 30도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습도 역시 높다. 어려운 환경이다. 포항은 올 시즌 대구에 1무1패를 거두는데 그쳤다. 대구 선수들의 높은 활동량에 말려들며 체력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현재 3위 전남에 승점 2차이로 쫓기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대구전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이어 27일 홈에서 열리는 서울과의 FA컵 8강전도 중요하다. 단판 승부다. 4강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꼭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는 1무1패로 약하다. 이번만큼은 설욕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대구전 이후 4일만에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2경기 모두를 다 생각해야 하는 황 감독의 머리는 복잡하다.

일단 선수 구성은 경기 전날 밤까지 고민할 참이다. 그 전까지는 선수들의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작정했다. 체력훈련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먹는 것에 집중했다. 7월에 접어들어 개고기를 준비했다. 2마리 반을 잡았다. 개고기를 먹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서는 한우로 몸보신시켰다. 백업 멤버들도 총동원할 태세다. 정석민 이원재 김기동 조찬호 등 선발과 벤치를 오가는 선수들에게 언제든지 선발로 출전할 몸을 만들어놓으라는 특명을 내렸다.
이 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