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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꽁꽁 얼었다.
승부조작 후유증으로 각 구단이 눈치만 보고 있다. 프로축구 이적 시장은 1년에 두 차례 열린다. 시즌을 앞둔 겨울과, 반환점을 돈 여름이다. 여름 시장은 7월 1일 열려, 28일 문을 닫는다.
올시즌은 무늬가 다르다. 토종 이적 시장이 경색됐다. 대어급 이동이 전무하다. 여름 시장의 꽃인 맞트레이드는 단 한 건 성사됐다. 부산과 대전은 노용훈, 황재훈을 바꿨다. 이밖에 부산은 유지훈 이세인, 성남은 이창훈, 강원은 박우현 등을 영입했다.
지난해 여름시장에서 이동한 47명 중 31명이 국내파였다. 2009년은 36명 중 17명, 2008년은 32명 중 18명이었다. 올시즌은 두 자릿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승부조작의 직격탄을 맞았다. 1, 2차 수사에서 현직 K-리거 47명이 기소됐다. 1, 2군을 운영하는 각 구단은 시장에 내놓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이적을 추진해도 걱정이다. 여름 이적 마감 시한까지 시간이 있지만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 승부조작 수사는 진행형이다. 영입한 선수가 조작에 연루될 경우 치명타다. 위험부담이 따른다. 안테나를 세우고 있지만 돌발 변수는 곳곳에 있다.
강명원 FC서울 축구지원팀장은 "선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시장이 위축돼 있고, 불확실성도 크다. 다른 구단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용병 보강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이 또한 순탄치 않다. 외국인 선수의 최대 시장인 브라질 헤알화가 두 배 가까이 상승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돈을 지급하더라도 용병 선수의 가치는 절반 이하다. 밑진 장사다.
여름 이적시장의 경색은 후반기 순위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리그는 12라운드를 남겨두고 있다.
전력층이 탄탄한 부자 구단은 후반기에 더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많은 가난한 구단은 한계가 있다. 올시즌 K-리그는 여러모로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