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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은 16일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1로 진 뒤 작심한 듯 울분을 토했다. 허 감독은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수원은 명문팀이다. 소위 명문팀이 시간을 끌고, 경기중에 자꾸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는 일명 '침대축구'를 하는 것은 팬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주심 역시 계속 이를 묵인하고 같이 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안 좋은 장면이었다"며 일침을 가했다.
또 "한국축구도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 이런 장면은 한국축구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전반에 두 차례나 오프사이드 장면이 나왔는데 주심이 이를 그냥 지나친 것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윤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윤 감독은 "상대(인천)가 거칠게 나오니까 오히려 우리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스러웠다. 인천 선수들이 후반에 파울을 많이 냈기 때문에 넘어지는 장면이 후반에 더 많이 나왔다. 시간을 끌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내가 얘기할 부분이 아니다. 침대 축구는 상대가 그런 축구를 안 하면 안 일어날 일인데 인천 선수들이 많이 거칠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전 폭우가 쏟아진 뒤여서 그라운드는 상당히 미끄러웠다. 전반에 양팀 선수들이 미끄러지는 장면도 자주 나왔다. 전반은 수원이 경기를 지배했고, 후반에는 전반에 침묵하던 인천의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일진일퇴의 공방이 벌어졌다.
전반 34분 스테보의 결승골로 리드하던 수원도 후반에 수비만 하진 않았다. 여러차례 추가골을 넣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중요 장면에서 수원 선수들은 몇 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져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이날 파울 수는 수원이 19개, 인천이 16개, 경고는 수원이 3개, 인천이 2개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