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선 애슐리 영, 박지성과 경쟁? 글쎄

맨유 박지성(왼쪽)과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스포츠조선.DB

매 시즌 피말리는 주전경쟁을 치러야 하는 게 빅클럽 선수들의 숙명.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 유망주들이 쏟아진다. 박지성은 2005년 여름 맨유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단 한 번도 주전경쟁에서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꿋꿋하게 살아남아 팀의 주축선수로 도약했다.

올해도 박지성 앞에 어김없이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지난달 애스턴 빌라의 측면 미드필더 애슐리 영(26)을 영입했다. 잉글랜드대표인 영을 잡기 위해 1600만파운드(약 275억원)를 투입했다.

주로 왼쪽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는 영의 강점은 빠른 스피드. 수준급 드리블 능력을 갖췄고, 크로스가 좋다. 젊은 선수답게 체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박지성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경쟁자를 누르고 건재할 수 있을까. 14일(한국시각) 벌어진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을 통해 박지성과 영을 비교해볼 수 있었다.

이달 초 팀에 합류한 영은 프리시즌 첫 경기인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67분을 뛰었다.

역시 스피드가 발군이었다. 경기 초반 빠른 발로 상대 오른쪽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 뉴잉글랜드 레볼루션 오른쪽 라인을 무너트리며 정확도 높은 크로스를 만들었다. 때때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어 왼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이 오버래핑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었다. 또 최전방 공격수 웨인 루니와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대체로 무난한 평가를 받을 만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개인 플레이는 괜찮았지만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다. 기존 선수들과 때때로 호흡이 맞지 않아 엇박자를 냈다. 젊은 선수답게 힘이 넘쳤으나 플레이가 다소 둔탁했고, 단조로웠다. 또 후반 30분 교체 출전해 골을 터트린 박지성에 비해 노련미가 떨어졌다. 프리시즌 1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박지성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까지 경력과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전에서 나타난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체력과 골 결정력은 박지성과 영이 비슷한 수준. 박지성은 지난 시즌 8골, 영은 9골을 넣었다. 노련미, 수비가담 능력은 박지성쪽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크로스는 영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현재 퍼거슨 감독은 인터 밀란의 공격형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스네이더르 영입이 불발될 경우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워 공수 조율을 맡기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민창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