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생일상 받으며 선수들에게 선물 요구한 사연

포항의 황선홍 감독이 14일 43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황 감독이 생일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생일 축하합니다~생일 축하합니다."

14일 오후 포항 송라 클럽하우스 식당은 생일 축하 노래로 가득 찼다. 선수단 전원이 참석했다. 이쯤되면 누구인지 궁금할 법하다. 이어지는 노래 가사에서 궁금증이 풀렸다.

"사랑하는 감독님, 생일 축하합니다."

이날은 바로 황선홍 포항 감독의 43번째 생일이었다. 포항 구단은 황 감독이 생일을 맞이하자 이벤트를 마련했다. 김태만 포항 사장도 자리했다. 울산과 R리그 원정 경기가 있던 2군 선수들도 있었다. 이들은 생일 축하 파티를 한 뒤 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향했다.

김 사장은 작은 선물과 함께 꽃다발을 전해주었다. 선수단도 마음을 모았다. 생크림 케이크와 함께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주장 김형일이 대표로 전달했다. 황 감독의 얼굴에는 기쁨의 웃음이 넘쳤다. 제자들의 선물과 마음 씀씀이에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하지만 이내 승부사로 돌아갔다. 촛불을 끈 황 감독은 "고맙다"라면서도 "진짜 선물은 일요일(17일)에 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17일에는 서울과의 K-리그 18라운드 홈경기가 있다. 서울의 사령탑은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다. 두 사람은 1990년대 대표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대결했다. 이번 경기가 지도자로서는 두번째 맞대결이다.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첫 맞대결에서는 1대1로 비겼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이번에는 이기고 싶은 것이 황 감독의 바람이었다. 이 마음을 잘아는 선수단도 "꼭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섭씨 30도가 넘는 뜨거운 운동장으로 달려나갔다. 그런 제자들을 보는 황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구단도 황 감독의 바람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서울전에도 액센트 승용차 1대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또 이마트(인덕점)에서 스틸야드까지 운행하는 '싸커버스'도 마련했다. 경기에 앞서 오후 4시 30분부터 지역 중학교 영일중과 신흥중이 오픈 경기로 스틸야드에서 포항 지역 청소년의 축구 제전 '카파코리아컵 U-15 포항챔피언스리그 2011' D조 예선 마지막 경기도 열린다.
이 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