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리그컵, 토너먼트제가 대안이다

리그컵을 개선하자는 말이 많다. 한국 축구 현실상 내셔널리그팀까지 확대한 홈앤드어웨이 토너먼트제가 좋은 대안이다. 13일 울산이 2011년 리그컵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울산=허상욱 기자 [e-mail]

한국 축구에서 리그컵은 애물단지다. 비중이 낮은 대회다. 우승해도 아무런 이점이 없다. 리그 자체의 권위가 떨어져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프로축구연맹은 11일 승부조작 관련 후속 대책 및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리그컵 개선안도 있다.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치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연맹은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리그컵을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있다. 축구 선진국인 유럽에서 리그컵을 병행하는 나라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 영국과 포르투갈, 핀란드, 헝가리 정도다. 일본도 야마자키 나비스코컵이라는 리그컵 대회를 치른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리그컵을 치르지 않는다. FA컵이 있는데 굳이 리그컵을 치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우리 현실을 보면 리그컵이 필요하다. 광고효과 때문이다. 축구계에서는 프로팀이 광고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연간 40~45경기가 필요하다고 알려져있다. 현재 K-리그 팀의 정규리그 팀당 경기수는 30경기(홈앤드어웨이, 2라운드)에 불과하다. FA컵을 치르더라도 경기수가 부족하다. 결승전까지 가더라도 5경기에 불과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팀들 정도만 겨우겨우 맞출 수 있다. 모자란 경기수는 리그컵으로 채워야만 한다.

문제는 긴장감이다. 현재 프로축구연맹에서 고민하고 있는 대회 시기와 방식 역시 리그컵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우승팀에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프로축구연맹은 아시아축구연맹에 문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K-리그에 출전권 4장을 부여하면서 3장은 정규리그에서, 1장은 FA컵에서 팀을 선발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긴장감 부여는 대회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긴장감 부여에 있어서 최고의 방안은 토너먼트다. 패배하면 바로 탈락이다. 팀들로서는 부담감을 가지고 리그컵에 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첫번째 라운드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필요로하는 경기수에 한참 모자랄 수 있다. 따라서 각 라운드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최소 2경기는 보장된다.

이와 동시에 참가팀의 폭을 넓혀야 한다. 내셔널리그팀도 리그컵의 참가 대상으로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있었다. 연맹은 반대 입장이다. 연맹은 리그컵은 프로팀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아마추어팀인 내셔널리그팀을 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리그컵은 1992년 아디다스컵을 필두로 출범한 이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문제가 지속된다면 사고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팬들은 이미 TV를 통해 칼링컵 등 외국 리그컵에서 하부리그팀의 반란을 보며 박진감을 느끼고 있다.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같은 제안에 대해 프로축구연맹도 고심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연맹 측은 "대회 방식에 대해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9개의 방안이 나왔다. 더 많은 안들이 나올 것이다.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서 대회방식을 선택할 예정이다. 단 리그컵 하나를 놓고 판을 짜는 것이 아니다. 2013년 승강제라는 큰 틀을 놓고 대안을 짜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 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