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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경기에 내보냈으나 결과는 시원찮고, 그렇다고 안쓸수도 없는 상황. 올시즌 설기현(32)을 바라보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의 마음이 딱 그랬다. 지난 2월 포항 스틸러스 소속이던 설기현은 전격 영입했을 때만해도 골을 펑펑 터트려줄 거라고 믿었다. 벨기에 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아니던가.
무엇인가 목에 딱 걸린 것 같은 상황. 출구없는 터널에 갇힌 느낌이었다.
그런데 미운오리 신세였던 설기현이 가장 중요한 순간 백조가 되어 훨훨 날았다. 13일 부산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38분 아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내준 공을 고창현이 선제골로 연결했다. 전반 인저리 타임에는 왼발로 부산 골대 왼쪽을 뚫었다. 오랜 가뭄끝에 내린 단비와도 같았다.
부산은 0-3으로 뒤지다 2-3까지 따라붙었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한편, 2007년 리그컵 우승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선 울산은 상금 1억원을 받았다. 울산 공격수 김신욱은 11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울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