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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토레(27·첼시)스는 이대로 잊혀지는가.
절치부심 새시즌을 노리는 토레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리버풀에서 활약한 축구평론가 존 알드리지는 10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첼시팬들은 토레스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 페이스를 잃어버린 토레스는 절대로 부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퍼부었다.
토레스는 지난시즌 부진을 딛고 다음시즌부터 자신의 진면목을 선보이겠다고 공헌했다. 첼시의 전술과 팀분위기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토레스의 바람과 정반대다. 잊혀진 선수 취급을 받고 있다. 토레스 대신 영입을 원하는 원톱 자원의 이름이 영국 신문지상을 오르내리고 있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신임 첼시 감독도 토레스 대신 새로운 선수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에서 성공신화를 함께 썼던 라다멜 팔카오(25·포르투)를 비롯,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19·산토스), '신의 사위' 세르히오 아구에로(2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토레스는 전형적인 원톱이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다비드 비야(29·바르셀로나)와 투톱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공격의 중심이 됐을 때 제 몫을 발휘한다. 자신의 스피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공간과 지원이 필요하다. 반면 첫번째 터치와 몸싸움이 좋지 않아 정적인 순간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리버풀은 최상의 무대였다. 라파엘 베니테스 전 감독은 토레스 중심으로 공격라인을 완성했다. 수비에 초점을 둔 채 토레스를 활용한 역습 형태의 전술을 짰다. 중앙 미드필더였던 스티븐 제라드(31)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며 토레스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했다. '제-토 라인'은 많은 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첼시에서는 달랐다. 첼시의 역습은 리버풀만큼 역동적이지 않았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일 공간이 첼시에는 없었다. 찬스가 날때면 동료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3), 니콜라 아넬카(32)와 동선이 겹쳤다. 점차 호흡면에서 나아지는 모습이었지만, 토레스의 장점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전술에서 토레스는 계륵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윙백과 측면공격수까지 양측면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킨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공격전술에서 중앙공격수에게 헤딩력은 필수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신임을 얻은 중앙공격수 팔카오는 177㎝에 불과하지만 탁월한 헤딩력을 가지고 있다.
토레스는 헤딩골을 곧잘 뽑아내지만, 전형적인 장신 스트라이커 스타일은 아니다. 공중볼에 다소 약점이 있다. 그럼에도 토레스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여전히 한방이 있기 때문이다. 890억짜리 선수가 벤치를 앉히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어떤 형태로든 토레스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던 헐크(포르투)의 포지션을 바꿔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헐크는 중앙 공격수에서 측면 공격수로 위치를 옮긴 뒤 물만난 고기처럼 뛰고 있다. '제2의 호나우두'라는 찬사도 얻었다.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을 가지고 있는 토레스라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비싼 선수에서 가장 밥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선수로 전락한 토레스.과연 토레스는 부활할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