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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미네이터'가 쓰러졌다.
안익수 부산 감독(46)이 맹장염으로 병원에 드러누웠다.
안 감독의 갑작스런 수술로 12일 예정되어 있던 울산-부산의 2011년 러시앤캐시컵 결승전 기자회견은 취소됐다.
신경성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안 감독은 신경이 굉장히 날카로웠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주전 수비수 4명이 모두 팀 전력에서 이탈했다. 가뜩이나 얇은 선수층인데다 핵심 선수들마저 빠져나가는 바람에 지쳐있던 선수들이 더 지치게 됐다. 그런데 승부는 이겨야 하는 법. 부산은 '2군 잔치'로 치러진 컵대회에서 얼떨결에 결승에 안착했다. FA컵 8강에도 진출해 있고 리그에선 5위에 올라있다.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한 안 감독은 항상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러면서 안 감독의 신경은 곤두섰다. 경기 전날 항상 출전 선수 명단 짜기에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경기 전 선수들에게 자신이 직접 편집한 DVD영상을 보여주면서 '맞춤형' 학습을 지도한다. DVD를 편집하기까지의 노고들이 겹치면서 안 감독은 결국 앓아눕고 말았다.
현역 시절 안 감독의 별명은 '터미네이터'였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와 강렬한 눈빛,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 덕에 얻어진 별명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