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아르헨, 코파아메리카 부진 비난은 시기상조다

◇2011년 아르헨티나 코파아메리카 엠블럼. 사진출처=코파아메리카 홈페이지

남미축구의 양대산맥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2011년 코파아메리카에서 죽을 쑤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두 팀은 조별리그 2경기를 마친 현재 무승(2무)에 그치고 있다. 8강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조 2위 이상의 성적이 필요한데, 나란히 3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네이마르(브라질) 메시(아르헨티나) 등 선수단의 면면도 화려하다. 남미를 넘어 세계 무대까지 제패한 이들의 힘을 생각해보면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성적이다.

사실 예견된 결과다. 유럽과 남미 시즌 휴식기동안 대회가 열리다보니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더군다나 남반구에 위치한 개최지 아르헨티나는 현재 겨울이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채 대표팀에 불려왔는데 최저 기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기가 힘들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했을 당시에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비슷한 경향을 드러냈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보였던 두 팀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우승이 절대 목표인 팀들이다. 조별리그에서는 부진하지만 결선 토너먼트에서는 힘을 낸다. 축구 지도자들은 "대부분의 팀들은 각자 목표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 사이클을 조정한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팀들은 조별리그보다는 결선에서 몸이 풀리도록 컨디션을 맞추는 팀들이다. 결국 조별리그는 몸풀기인 셈"이라고 설명한다. 힘을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안쓰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회 전 모든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지금까지도 이런 전망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초반 두 경기서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종전 승리로 8강에 오를 수 있을 것이며, 결승전에서 만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누구보다도 이기는 방법을 잘 아는 두 팀이 허무하게 조별리그에서 미끄러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다. 아르헨티나는 최종전에서 코스타리카, 브라질은 에콰도르를 상대한다.
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