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 아이돌파크 된 이유는?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이젠 부산 아이파크를 부산 아이돌파크로 불러야 할 것 같다.

부산은 지난 8일 구단 홈페이지에 이례적인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클럽하우스 방문 가능 시간에 대한 안내였다.

올시즌 클럽하우스 1층에 마련된 팬존은 항상 열려 있었다. '외부인 출입금지' 문구가 붙어있던 과거와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매일 15~20여명에 가까운 팬들이 방문한다. 출중한 실력 뿐만 아니라 곱상한 외모를 겸비한 임상협 한지호(이상 23) 이범영 박종우(이상 22) 등 젊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다. 다양한 팬들이 들끓었다. 사진 촬영부터 심지어 '공부를 가르쳐달라'는 이색 주문도 있었다. 이에 선수들은 팬들과 진심으로 소통했다. 전혀 싫은 내색없이 주문을 모두 들어줬다.

당연히 들어줘야 하는 이유가 있다. 팀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가 팬들의 성원이기 때문이다. 피부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8일 생일을 맞았던 임상협은 9일 대구 원정을 떠나기 전 성대한 생일잔치를 치렀다. 팬들이 마련해준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팬들과 골을 약속했다. 임상협은 대구전(3대2 승)에서 1-2로 뒤진 후반 40분 동점골을 성공시켜 약속을 지켰다.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하지만 고민에 빠졌다. 얇은 선수층 탓에 선수들의 체력이 점점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클럽하우스를 찾는 팬들에 대한 환대를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자신을 보러온 팬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약속이 있어도 팬존을 지나쳐야 하는 선수들은 팬들의 주문에 군말없이 따라줘야했다. 약속 시간에 늦기 일쑤였다.

그래서 구단은 선수들과 팬들이 '윈-윈' 할 수 있는 시간을 공지했다. 팬들은 한 시간(오후 7시30분~8시30분) 동안 선수들과 만날 수 있다. 마치 연예계 소속사가 팬 관리를 하듯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부산의 한 관계자는 "행복한 고민 끝에 내놓은 방안이었다. 팬들은 1시간동안 더욱 자유롭고 편안하게 대화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한 배려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