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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마가트 볼프스부르크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 구자철(22)을 불러 "뛰고 싶은 포지션이 어디냐"고 물었다. 구자철은 "제주와 청소년대표팀, 올림픽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포지션이 편하다"고 답했다. 마가트 감독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마가트 감독은 "1월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너의 활약(득점왕)을 봤다. 공격적인 재능을 살려보면 어떠냐. 단점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맞은 프리시즌. 지난시즌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구자철의 새 시즌 포지션은 어디가 될까. 마가트 감독은 프리시즌에서 구자철의 장점, 즉 공격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 하다.
구자철은 앞선 두 차례 평가전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이날은 달랐다. 이전과 달리 전진배치돼 정확히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마가트 감독은 자신에게 대들어 최근 퇴출시킨 디에구의 자리에 구자철을 세우고 있다. 구자철이 아시안컵과 훈련 도중 보여준 공격력이 상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에게 특별 체력 프로그램을 제공할 정도로 애착을 보이고 있다. 구자철이 피지컬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난시즌 직후 약속한 부분이다. 구자철측에 따르면, 구자철은 "하루 '네 탕'(네번 훈련) 뛴다. 정말 힘들다. 하지만 하루 하루 몸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지난달 27일 프리시즌 참가를 위해 출국하면서 "새 시즌 목표는 0골-0도움이다"고 했다. 욕심을 버리고 뛰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이 유력한 다음 시즌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볼프스부르크는 오는 12일 오스트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전훈을 마친 뒤 24일 홈 구장인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비야레알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구자철은 지난시즌 4위에 오른 비야레알을 상대로 새 포지션에 대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분데스리가 개막은 8월 6일이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