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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메시 어떻게 살릴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7-06 10:01 | 최종수정 2011-07-06 10:04


아르헨티나의 18년만의 코파아메리카 정상등극을 이끌겠다는 메시(가운데)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캡처=코파아메리카 공식홈페이지

이쯤되면 야누스의 얼굴이라 할 만 하다.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으면 각기 다른 활약을 펼치는 리오넬 메시(23) 얘기다.

메시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선수다. 국제축구연맹(FIFA)선정 올해의 선수상을 두차례 수상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스페인 무대에서 2시즌동안 100골을 넣으며 '우상' 마라도나에 버금간다는 평까지 듣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메시일 경우다.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다르다. 56경기에서 17득점을 올렸을 뿐이다. 그나마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3경기 1골, 2010년 남아공월드컵 5경기 0골에 그쳤다. 친선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모았던 메시는 정작 2011년 코파아메리카가 시작되자 다시 침묵했다. '축구황제' 펠레(71)는 "최고의 선수라면 대표팀에서도 그에 걸맞은 활약을 해야 한다. 대표팀에서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메시는 나와 비교될 수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메시의 부진이 이어지자 동료들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동료 하비에르 파스토레(24·팔레르모)는 "대표팀이 메시에 너무 초점이 맞춰지면 안된다. 메시는 훌륭한 선수지만, 팀원으로 잘 융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1차전 동점골을 주인공 세르히오 아게로(23·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사람들은 메시가 혼자힘으로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경기장엔 10명의 선수가 더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세르히오 바티스타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에 대한 신뢰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메시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바르셀로나식 전술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아르헨티나는 1차전에 메시를 중앙공격수로 세운 4-3-3시스템을 사용했다. 바티스타 감독은 "나는 안정적인 팀 운영을 원한다. 한 경기 결과 때문에 변화를 주고 싶지 않았다. 선발 명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 부진에 대해 바르셀로나의 사비-이니에스타 콤비처럼 볼배급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의견이 있다. 바티스타 감독은 에베르 바네가(23·발렌시아)와 에즈퀴엘 라베찌(26·나폴리)가 그 역할을 해줄 거라 믿었다. 비티스타 감독이 메시 골가뭄 탈출을 위해 내린 해법은 일단 볼배급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그는 "볼리비아전에서 메시가 하프 라인 밑에 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보았다. 메시는 득점가능한 지역에서만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과연 메시가 바티스타 감독의 기대대로 대표팀에서도 바르셀로나같은 모습을 재연해낼 수 있을지. 아르헨티나의 18년만의 코파아메리카 우승 도전은 역시 메시의 발끝에 달려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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