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한-일전 출전해 일본에 진 빚 갚고싶다"

한국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차두리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e-mail]

차두리(31·셀틱)이 오는 8월에 열릴 한국과 일본의 친선경기에 강한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5일 인천공항을 통해 팀 전지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하는 차두리는 "대표팀에서 한-일전에 불러준다면 (한국에) 오겠다. 선수들 누구나 한-일전은 항상 뛰고 싶은 경기다"라고 밝혔다.

한-일전을 기다리는 차두리의 마음가짐은 여느때와 달랐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졌기 때문에 일본에 작은 빚이 있다. 꼭 설욕하고 싶다"며 "블러만 주시면 바로 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셀틱의 2011~2012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개막경기는 7월 24일 하이버니안 원정경기다. 시즌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8월 10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전 차출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차두리의 의지만은 확고했다. 차두리가 밝힌 대표팀 합류의 문제점은 딱 한가지. 그는 "이제 서른이 넘으니 장거리 비행을 하면 부담 되는 게 사실이다. 예전과 다르다"며 웃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몸을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내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아버지(차범근 전 수원 감독)도 요즘들어 축구 얘기를 잘 안 하신다"고 덧붙였다.

셀틱에서의 두 번째 시즌. 차두리의 올시즌 개인적 목표는 소박했다. "올시즌 잘 준비해서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 그렇게 되면 많이 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팀 성적에 대해서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떨어졌다. 올시즌에는 꼭 본선 무대를 밟고 싶다"며 "리그와 달리 새로운 무대를 통해 다른 경험을 쌓고 싶다"고 했다.

지난 시즌 내내 그를 괴 부상에서는 완전히 벗어났다. 그는 "A매치 두 경기를 큰 무리 없이 소화했다. 휴식을 잘 취했기 때문에 몸 상태가 괜찮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에 진출한 대표팀 후배 지동원(20)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오랜 해외 생활 경험을 그대로 쏟아 냈다. "해외에서 혼자 생활하면 정말 힘들다. 말이 안통하면 특히 힘들다. 게다가 경기까지 못 나가게 되면 그 팀의 선수가 아닌 손님으로 온 느낌이 들며 소외감을 느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빨리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생활이 편할 것"이라고 했다. 차두리는 지동원과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등 후배들을 집 대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와서 재충전을 하고 간다면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밝게 웃었다.
인천공항=하성룡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