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50)과 김상호 강원FC 감독(47)은 경기시작 30분 전까지 방에서 덕담을 주고 받았다. 양팀 감독이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모습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진풍경이다.
그러나 이들의 끈끈한 인연을 되짚어보면 이해가 갈 만하다. 현역시절 포항에서 룸메이트로 생활했고, 지도자 변신 뒤에도 2007년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감독과 수석코치로 만나 호흡을 맞췄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 감독은 "후반기 첫 경기가 하필이면 강원이다. 김 감독이 워낙 영리한 지도자라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 감독은 "박 감독님이 좀 봐주셨으면 좋겠는데"라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승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은 "요즘에 봐달라는 소리 함부로 하면 큰일난다"며 껄껄 웃으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 역시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지만, 박 감독님에게 지고 싶지는 않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춘천=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