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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의 결전을 하루 앞둔 24일. 안익수 부산 감독(46)은 혼자 클럽하우스 앞 의자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마음이 안쓰러워 점심 식사도 하지 못했단다. 자신의 아이(선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에서 먼저 연루되어 왔다해도 내 책임도 지울 수 없는 부분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2연패를 당해 분위기가 뚝 떨어져 있는 팀에 날라든 직격탄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 안 감독의 입장이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똘똘 뭉쳐 연패 탈출의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안방에서 강하다는 점도 안 감독의 고심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부산은 올시즌 9경기에서 5승 4무를 기록,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홈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자'는 일념으로 뛴 결과였다. 역시 중심에 서 있는 선수는 스트라이커 한상운(25)이다. 리그와 컵대회에서 6골을 기록했는데 4골이 홈에서 폭발했다. 부산 팬들 사이에선 '한상운 득점=부산 홈 경기 승'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을 정도다. 울산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안 감독도 주저없이 한상운을 선택했다.
울산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은 수비수 이정호가 차단할 계획이다. 이정호는 김신욱보다 신장이 10cm가 작지만 위치 선정과 제공권을 따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부산은 기로에 섰다. 정규리그가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인지, 다시 하위권에서 멤돌 것인지 미묘한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부진으로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부산은 6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울산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게다가 3위 제주(6승4무4패·승점 22)부터 13위 대구(4승5무5패·승점 17)까지 승점차가 단 5점 밖에 나지 않는다.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 '모래알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