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반복된 실수 홍정호, 2차전서 명예회복할까

◇21일 올림픽대표팀 숙소인 암만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홍정호.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e-mail]

홍명보호의 주전 센터백 홍정호(22·제주)는 23일 밤 12시(한국시각)에 벌어지는 요르단과의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2차전을 명예회복의 장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수비수로는 최악의 실수를 세 번이나 했다. 첫 실수는 2009년 청소년(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나왔다. 홍정호는 당시 홍명보호의 믿음직한 중앙 수비수였다. 좋은 체격조건(1m86, 78kg)을 갖췄고,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제2의 홍명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가나와의 대회 8강전(2대3 패)에서 대형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1-2로 뒤진 후반 33분 홍정호가 걷어낸 공이 가나 공격수 아디이아에게 차단 당하면서 결승골을 내주는 빌미가 됐다.

두 번째 실수는 1년 뒤 나왔다. 무대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이었다. 이란과의 3~4위전에서 또 패스 미스로 골을 내줬다. 세 번째 실수는 지난 19일 요르단과의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발생했다. 수비수가 지양해야 할 횡패스가 상대 공격수에게 차단당한 뒤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 모든 실수는 집중력 결여가 주된 원인이었다. 본인도 인정했다. 요르단과의 1차전이 끝난 뒤 그는 "전반전이 끝났다는 생각에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 완벽한 내 실수다"고 자책했다. 순간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심리 치료까지 생각하고 있다.

속으로는 울지만, 겉으로는 웃을 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기 때문이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소속팀의 올림픽 차출 반대로 못 뛰게 되면서 홍명보호의 새 캡틴(주장)이 됐다. 홍정호는 실수로 고개를 숙이면 동료들마저 사기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겉으로 태연한 척한다.

홍정호는 쓰라린 경험을 좋은 약으로 삼아야 한다. 더이상의 시행착오는 용납될 수 없다. 수비수는 공격수 처럼 빛나는 포지션이 아니다. 백 번 잘 하다가도 한 번 실수 하면 비난이 쏟아진다. 집중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 숙제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 김진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