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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원정은 언제나 힘들다. 이동거리, 시차, 찌는듯한 더위까지. 변수가 더 있다. 바로 '침대축구'다.
침대축구는 선제골을 넣은 뒤 약간의 신체 접촉만으로도 그라운드에 벌러덩 누워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를 빗댄 용어다. 세계축구 흐름이 빠른 축구로 나아가고 있지만 중동에선 여전히 남의 얘기다. 수준급의 개인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중동축구가 제자리에 맴돌고 있는 이유다.
후반 10분 김태환이 1-1 동점골을 넣자 요르단은 더 노골적으로 누웠다. 후반 18분 골키퍼 살렘이 포문을 열었다. 느린 장면을 보면 이렇다할 충돌도 없었지만, 살렘은 3분 동안 누워 있었다. 살렘이 일어나자 알 자바라가 누웠다. 그 광경을 바라본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눕기에 바빴던 요르단은 한국이 후반 31분 윤빛가람의 페널티킥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벌떡 일어났다. 충격이 큰 장면에도 훌훌 털고 일어났다. 한국이 후반 41분 김동섭이 쐐기골을 넣자 요르단 선수들은 한국의 기세를 꺾기 위해 다시 누웠다.
한국축구는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진출하기 위해 요르단의 침대축구를 넘어야 한다. 요르단은 상황이 유리해지면 바로 누울 것이다. 더운 날씨에 짜증이 더해질 수 있다.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는게 중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