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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지동원(20)이 우여곡절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행을 결정지었다. 지동원은 처음부터 EPL에서 뛰는 것을 갈망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지동원의 EPL 성공 가능성에 모아진다. 지동원이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를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바로 골이다.
지동원의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선 첫 골이 중요하다. 선덜랜드는 현재 공격진을 물갈이하고 있다. 협상을 완료한 지동원을 비롯, 다비드 은고그(22)가 새로 들어왔다. 최근에는 챔피언십(2부리그)소속 입스위치 타운의 전도유망한 공격수 코너 위컴(19) 영입을 노리고 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은 4-4-2포메이션을 즐겨 쓴다. 지난시즌 10골을 넣은 아사모아 기안(26·가나)은 붙박이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기안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첫 골이 빨리 터진다면 경쟁자를 넘어 브루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서도 첫 골은 중요하다. 첫 골이 늦게 터지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이청용(23·볼턴)과 이동국(32·전북)이 좋은 예다. 이청용은 EPL 입성 5경기만에 첫 골을 성공시켰다. 감독과 팬들에게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후는 탄탄대로였다.
반면 미들즈브러에서 뛴 이동국은 그러지 못했다. 2007년 2월 레딩과의 데뷔전에서 골포스트를 맞히는 등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조급해졌다. 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레딩전 슈팅이 골포스트가 아니라 골대안을 향했더라면 이동국의 EPL 생활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지동원은 레딩 연수 시절 텃세에 시달리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지 않기 위해서는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다. 골이 해답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