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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비야스 보아스의 첼시는 어떤 모습일까?
'독이 든 성배' 첼시의 지휘봉은 34세의 젊은 감독 비야스 보아스의 손에 쥐어질 가능성이 크다. 첼시의 선택은 도박에 가깝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지난시즌 FC포르투의 무패 우승을 이끈 젊은 명장이지만, 아직 큰무대에서는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언론은 조제 무리뉴 감독처럼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첼시를 어떻게 변모시킬까에 모아진다. 힌트가 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코치로 무리뉴 감독과 함께 첼시를 이끌었다. 당시 첼시는 4-3-3포메이션으로 EPL을 지배했다. 첼시의 4-3-3은 바로 비야스 보아스의 작품이었다. 좌우 윙포워드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한 당시 첼시의 축구는 비야스 보아스 전술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비야스 보아스의 4-3-3은 무리뉴의 4-3-3과는 다르다. 무리뉴 감독은 좌우윙백의 공격가담을 자제시킨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포백 앞에 배치하며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에 중심을 둔채 좌우 윙포워드의 스피드를 살린 역습형태로 골을 노린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퍼드는 좌우 윙포워드가 측면으로 벌려 만든 공간을 침투해 많은 골을 기록했다. 윙포워드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그러나 비야스 보아스는 공격적이다. 윙백의 활용도에서 차이가 난다.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지시한다. 바르셀로나의 다니 알베스처럼 미드필드까지 자주 올라온다. 윙백이 올라오는만큼 좌우 윙포워드는 중앙으로 침투하는데 용이하다. 헐크는 중앙공격수였지만, 비야스 보아스 감독 아래서 오른쪽 윙포워드로 변신에 성공했다. 전방에 있는 스리톱에게 강력한 압박을 주문하는 비야스 보아스의 4-3-3은 바르셀로나를 더 닮았다.
미드필드는 역삼각형 형태로 구성된다. 포르투에서 페르난도가 수비형 미드필더, 그 위에 무팅유와 프레디 구아린이 포진됐다. 무리뉴 감독의 미드필드 운용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페르난도는 클로드 마켈렐레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무리뉴 감독과 다른 또 하나의 이유다. 무팅유와 구아린의 움직임은 바르셀로나의 안드레 이니에스타-사비 에르난데스 콤비와 비슷하다.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축구를 구사하는데는 비야스 보아스 감독만의 훈련법이 일조했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좁은 공간에 선수들을 몰아넣고 훈련을 한다. 당연히 짧은 패스와 유기적인 움직임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첼시에도 바르셀로나식 패싱게임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훈련 중 상황마다 해야할 패스의 종류에 대해서도 일일이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치밀함까지 갖고 있다.
문제는 수비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의 전술에는 수비에 약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윙백들이 자주 공격에 가담해 수비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EPL의 공격진은 포르투갈리그에 비해 수준이 높다. 첼시는 스콜리리 감독 시절 패스를 강조하는 축구를 도입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수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으로서는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신경써야 한다.
종합해보면 첼시는 다음시즌 짧고 유기적인 패스를 바탕으로 한 4-3-3포메이션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첼시는 그간 선이 굵은 축구를 구사했다. 무리뉴 감독의 그림자가 남아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섹시풋볼'를 추구하겠다고 천명했다. 네이마르,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루카 모드리치 등과 같이 기술을 갖춘 선수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결국 첼시는 많은 성공을 안겨준 무리뉴 감독의 추억과 섹시한 공격축구를 동시에 줄 수 있는 비야스 보아스 감독을 택한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