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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요르단축구협회, 텃세 심해도 너무 심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6-22 11:57 | 최종수정 2011-06-22 12:06


올림픽대표팀이 21일 훈련을 진행한 프린스 모하메드 스타디움. 잔디 상태가 동네 공원만도 못해 올림픽대표팀이 훈련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홍명보호가 요르단 원정에서 홈팀의 텃세에 고전하고 있다. 한국 축구를 경계해도 너무 경계하는 모습이다. 올림픽대표팀은 20일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첫날 훈련을 진행하려고 했다. 훈련장으로는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10분 거리인 암만의 페트라 스타디움이 유력했다. 그러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첫날 훈련을 전격 취소했다. 요르단축구협회가 페트라 스타디움 사용을 거절하고 1시간 거리의 프린스 모하메드 스타디움을 훈련장으로 내줬기 때문이다. 15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다시 왕복 2시간 거리의 훈련장을 다녀오기에 무리가 있었다.

첫날 훈련 취소는 요르단축구협회 텃세의 시작에 불과했다. 올림픽대표팀은 결국 21일 첫 훈련을 위해 프린스 모하메드 스타디움을 찾았다. 도착과 동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 20일 시리아와 투르크메니스탄이 올림픽 2차예선을 치른 탓에 잔디 상태가 엉망이었다. 정리되지 않은 잔디에 발은 깊숙히 들어갔다. 잔디가 파여 흙이 드러난 곳이 많았다. 공은 제대로 구르지도 않았고 불규칙 바운드가 많았다.


올림픽대표팀이 21일 훈련을 진행한 프린스 모하메드 스타디움. 기자가 직접 밟아보니 발이 깊숙히 들어갈 정도로 잔디 상태가 고르지 못했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기자가 직접 잔디를 밟아봤다. 두 발로 서 있어도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릴 정도로 잔디 상태가 고르지 못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가 열리는 암만에 남는 구장이 4~5개는 되는 것으로 안다. 요르단 리그도 끝나서 여유가 있을 텐데 이런 곳을 훈련장으로 내준 것은 너무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훈련을 마친 지동원은 "잔디가 너무 안 좋아 발목을 다칠 염려가 있다. 물기도 없고 뭉쳐 있다. 이런 잔디에서 실제로 경기하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은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하지만 크로스는 수 차례 높이 떠 허공을 갈랐다. 왼쪽 측면 공격수 김민우는 "볼이 많이 떠 있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행히도 경기가 열릴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의 잔디는 이보다 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 시간을 두고도 대한축구협회와 요르단축구협회는 마찰을 겪었다. 기자회견이 진행될 요르단축구협회는 경기가 열릴 스타디움 바로 옆에 위치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한국은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갖기로 되어 있다. 그런데 요르단축구협회에서 오후 5시(현지시각)으로 예정된 한국의 훈련시간을 배려하지 않고 기자회견 시간을 오후 1시로 잡아버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동의 편의성을 이유로 오후 4시쯤 기자회견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홍 감독과 주장 홍정호는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가 경기장으로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차전 전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 시간을 요르단 대표팀의 훈련이 끝난 시간에 맞춰 진행했다. 당시 알라 나빌 요르단 감독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지각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암만(요르단)=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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