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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올시즌 독특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공격축구로 내용(재미)과 결과(성적)를 모두 얻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완벽에 가깝다. 선두다. 정규리그 13경기를 치르면서 30득점-15실점을 했다. 실점은 전체 5위권이지만 득점은 1위다. 팀 득점 2위가 20골의 부산(8위)으로 무려 10골차가 난다. 팬들은 전북의 공격축구에 신났다.
시즌 초반 두 가지 악재를 딛고 최근 슬로건에 걸맞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구자철(독일 볼프스부르크)의 이적 공백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겪은 피로를 떨쳐냈다. 한때 8위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3위로 올라섰다.
'닥공'과 '삼다축구'가 올시즌 처음 격돌한다. 올시즌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펼친다는 팀들간의 빅뱅이다.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다.
킬러들의 대결이 흥미롭다. 1979년생 동갑내기 킬러 이동국(전북)과 김은중(제주)이다. 이들은 K-리그 개인 최다골(116골) 주인공인 우성용(인천 코치)을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재 이동국은 109골, 김은중은 98골을 기록 중이다.
페이스는 이동국이 좋다. 득점(10골)과 도움(7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골 냄새를 기가막히게 맡고 있다. 닥공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움직임은 조금 둔해졌을지 몰라도 위치 선정 하나 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다.
김은중은 좋지 않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지난 15일 전남과의 FA컵 16강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김은중은 ""공격수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면 어딘가 찜찜하다. 이번 경기에서는 꼭 공격포인트를 올리겠다"고 했다.
지략 대결도 불꽃 튄다. 전북에서만 6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올해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 거침이 없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지난해 처음 프로팀을 맡아 준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박 감독은 최 감독을 인정했다. 그는 "최 감독은 팀 리빌딩의 귀재다. 본받고 싶다"면서 "죽자살자 이기겠다고 덤비기 보다는 부담없이 즐기는 경기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멋진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전북을 두번 만나 모두 비긴 뒤 플레이오프에서 1대0으로 이긴 바 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