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과의 운명의 일전을 앞둔 왕선재 감독

◇성남과의 운명의 일전을 앞둔 왕선재 대전 감독. 스포츠조선DB

왕선재 대전 감독(52)이 운명의 일전에 나선다.

대전은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과 K-리그 14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왕 감독의 거취와 연결돼 있다.

대전은 최근 승부조작파문을 마무리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임 사장에 김광희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65)을 내정했다. 20일에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승부조작과 관련된 쇄신안을 발표한다.

왕 감독의 재신임 여부도 20일 결정될 전망이다. 왕 감독은 당초 승부조작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의 만류로 팀을 계속 이끌었다.

그러나 승부조작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TF팀 내부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거취가 불투명하다. 외국인 감독을 포함, 여러 감독들이 대전 신임 감독 물망에 올랐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전의 한 관계자는 "구단의 입장이 배제된 채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현실이 아쉽다. 감독 루머도 구단 흔들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왕 감독은 주변의 소리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처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성적으로 다시 보답하는 것이 팬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전은 강원과의 FA컵 16강전(1<3PK4>1 패)을 마치고 14일부터 강릉전지훈련을 실시했다. 강원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를 마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뒀다. 성남전에서 좋은 성과를 얻겠다는 선수들의 의지도 확인했다.

대전은 4월 3일 강원을 3대0으로 꺾고 선두에 오르며 K-리그 초반 판세를 주도했다. 이후 상대가 대전의 스타일을 간파하며 2무5패의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포백으로의 전환 등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며 선두권의 포항, 전북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여름이적 시장에 용병을 영입, 6강 진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왕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대전 축구팬의 신뢰 회복,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성남전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기 위한 교두보다.
박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