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독수리-황새,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과 황선홍 포항 감독이 10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e-mail]

최전방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황새(황선홍 포항 감독·43)와 독수리(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 벤치에서 처음으로 적으로 만난다.

FC서울과 포항이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3라운드를 치른다.

두 사령탑 모두 양보없는 혈전을 예고했다. 결절은 하루 앞두고 만났다. 최 감독은 "지도자로서 첫 맞대결이다. 승점이 많이 앞서 있으니 양보를 해 주지 않을까"라며 애교섞인 말을 던졌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11위(승점 15·4승3무5패), 포항은 2위(승점 23·6승5무1패)에 랭크돼 있다. 그러자 황 감독은 "나도 갈 길이 바쁘다. 승점 3점을 주고 싶지 않다. 최 감독대행이 프로가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두 감독 모두 승리를 그리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서울은 안방의 이점을 안고 있지만 수비불안이 고민이다. 정규리그 12경기에서 무실점 경기가 단 한 경기도 없다. 19골을 허용했다. 황 감독도 서울의 아킬레스건으로 수비를 지목했다. 그는 "서울의 강점은 데얀-제파로프-몰리나 등 외국인 공격수다. 이들을 개인적으로 막기 어렵다. 조직적으로 수비해야 한다. 중원의 고명진과 하대성도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다. 다만 수비에 허점이 있다.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이다.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포항도 걱정은 있다. K-리그 서울 원정에서 6연패를 기록하고 있다.2006년 8월 30일 이후 승리가 없다. FA컵까지 포함하면 7연패다. 최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무차별적인 융단 폭격이다. 그는 "포항은 미드필드 플레이가 정교하고 빠른 패스를 통해 공격을 한다. 조직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공격이 조급한 면이 없지 않다. 우리는 수비 약점이 있다고 하지만 얽매이지 않는다. 수비수까지 어시스트와 득점을 할 수 있도록 주입하고 있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포항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선홍과 최용수, 국내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는 것은 1995년 9월 16일 LG(현 서울)와 포항전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황 감독은 포항, 최 감독은 LG 유니폼을 입었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 J-리그 무대에서도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K-리그에서 다섯 차례 맞붙어 황 감독이 3골-2도움을 기록한 반면 최 감독은 1골에 그쳤다. 일본에서는 세 차례 대결에서 최 감독이 3골을 넣어 황 감독(1골)을 앞서고 있다.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서울은 3연승 뒤 2연패를 당했고, 포항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과연 누가 웃을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