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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와 황새의 다툼, K-리그 재기 노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6-09 13:23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황선홍(오른쪽)과 최용수. 스포츠조선 DB

무대가 제대로 마련됐다. 한 시대를 풍미한 국가대표 출신 두 스트라이커가 처음 적으로 만난다.

독수리(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와 황새(황선홍 포항 감독·43)가 격돌한다. '새들의 잔치'다. FC서울과 포항이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일전을 치른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K-리그는 만신창이가 됐다. 2주간의 A매치 기간은 보약이었다. 심기일전하며 호흡을 골랐다. 다시 심판대에 오른다. 서울-포항전은 2011년 현대오일뱅크 13라운드 최고의 매치, 재기의 방향타다. 세르비아, 가나 A매치 2연전의 쾌승으로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이제 K-리그에 팬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흥행 톱 구단인 서울은 프로축구의 리더다. 포항전에서 제2의 시즌 개막을 선언했다. 관중몰이에 사활을 걸었다. 4만명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50만 관중을 돌파한 서울은 올시즌 악재가 겹쳤다. 수원과의 개막전에서 5만1606명이 입장했을 뿐이다. 이후 성적 부진으로 단 한 차례도 4만 관중을 넘지 못했다.

더 이상 주저앉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독수리와 황새의 대결을 내세워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항전 테마도 '독수리의 비상'으로 잡았다. '독수리'가 그려진 응원도구를 제작,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최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특별영상물도 상영한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두 감독은 현역시절 일본 J-리그 무대에서는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 국내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는 것은 1995년 9월 16일 LG(현 서울)와 포항전 이후 16년 만이다. K-리그에서 네 차례 맞붙어 황 감독이 3골-1도움을 기록한 반면 최 감독은 1골에 그쳤다. 일본에서는 세 차례 대결에서 최 감독이 3골을 넣어 황 감독(1골)을 앞서고 있다.

서울은 3연승 뒤 2연패를 당했고, 포항은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11위(승점 15·4승3무5패), 포항은 2위(승점 23·6승5무1패)에 랭크돼 있다.

두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포항도 배수진을 쳤다. '약속의 땅' 가평에서 6일부터 전지훈련 중이다. 추억이 많은 곳이다. 2009년 11월 아시아를 제패할 당시 가평에서 전열을 재정비했다. 지난해 최하위까지 떨어졌을 때도 그곳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지훈련 이후 9위까지 끌어올렸다.

황 감독은 서울전을 1위 탈환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최 감독은 지난해의 환희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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