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분석]중원과 중앙 수비 고질적 문제 노출

◇지동원이 헤딩골을 터트리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e-mail]

세르비아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세르비아는 느슨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유연한 움직임과 개인기를 앞세운 가나는 투쟁력이 넘쳤다. 공격수 기안과 문타리까지 압박에 가담했다. 에시엔(첼시), 아예우(마르세유), 멘사(선덜랜드) 등이 빠졌지만 무서운 상대였다. 기안, 문타리(이상 선덜랜드), 아난(샬케04) 등은 역시 세계적인 선수들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7일 가나전에서 9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 나설 베스트 11을 첫 가동했다. '포스트 박지성' 자리인 왼쪽 윙포워드에는 예고대로 지동원(전남)이 섰다. '세컨드 스트라이커' 개념을 충실히 수행했다. 박주영(AS모나코) 이청용(볼턴) 등과 수시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폭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했다. 중앙으로 파고드는 스피드와 위치 이동은 흠이 없었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머리로 해결한 골결정력도 조 감독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중원과 중앙 수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또 다시 노출됐다. 중원과 수비라인에서 무리한 횡패스는 자살행위다. 볼이 끊길 경우 상대에게 절호의 찬스를 허용하게 된다. 이용래(수원) 김정우(상주)는 미드필드에서 이정수(알 사드)는 최후의 저지선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횡패스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후반 9분 이정수의 횡패스는 실점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위험했다.

조 감독은 짧고 정확한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가자고 주문했다. 하지만 상대 거친 플레이에 패스 타이밍을 번번이 놓쳤다. 볼을 끄는 순간 2, 3명이 에워쌌고 힘든 경기 운영이 반복됐다.

이정수 홍정호(제주), 두 중앙 수비의 호흡도 낙제점이었다. 조 감독은 세르비아전에서 수비 조직력 완성에 초점을 맞췄다.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가나의 쉴새없는 공격에 끝내 한계를 드러냈다.

로빙볼에 속수무책이었다. 전반 15분 기안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은 이정수가 상대를 놓쳤기 때문이다. 홍정호가 파울로 저지할 수 밖에 없었다. 기안이 실축해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후에도 수차례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후반 17분 기안의 동점골도 뼈아팠다. 역습 상황이었다. 한국이 수적 우위였다. 하지만 상대의 3번 패스에 무너졌다. 이정수와 홍정호가 '떠넘기기식 수비'로 결정적인 골찬스를 허용했다. 선방쇼를 펼치던 정성룡도 역부족이었다.

가나 예방주사를 맞았다. 상대에 따라 나타난 기복심한 플레이는 바로잡아야 한다.
전주=김성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