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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휴식기지만 5일 유일하게 K-리그 10라운드 대구-상주전이 열린 대구시민운동장. 경기 전 이영진 대구 감독과 이수철 상주 감독이 잠시 만나 담소를 나눴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상대팀 감독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이수철 감독의 발걸음 덕분이었다. 한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선수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두 감독의 대화는 만담 그 자체였다. 개그 프로 못지 않았다.
이영진 감독은 이수철 감독의 적극적인 선수 구애에 두 손을 들었다. "후배가 도와달라면 도와줘야지. 네가 알아서 설득해서 입대시켜라"라고 답변했다. 이수철 감독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이영진 감독의 한 마디에 라커룸은 초토화됐다.
"알고보니 이상덕, 십자인대 파열로 군 면제네."
이 감독은 허무해 웃지도 못했다. 허공만 바라본 채 쓴 웃음을 지었다. 한 참이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이수철 감독은 대구 명단을 쭉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에게 눈을 돌린것이다. 미드필더 황일수와 온병훈에 대한 구애를 시작했다. 그러더니 수비수 송한복의 이름에서 시선을 멈췄다.
"한복이 괜찮죠?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내가 데리고 있을 때도 정말 잘했어요"라고 칭찬부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다시 입대시키면 안되나?"라며 다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2009년 군복무를 마친 송한복이었다.
이영진 감독도 후배의 만담이 재미있는지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상덕에 이어 송한복에 대해서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재입대를 허락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설득은 네가 해라. 그리고 재입대하게되면 일반 사병 아닌 군무원 신분 보장해줘라."
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