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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은빈(33)의 30년, '하이퍼나이프'로 또 다른 장을 열었다.
박은빈은 "제가 네 명을 살리고 네 명을 죽인 드라마였다. 살인 장면을 촬영할 때 어떠한 계산도 없었다. 현장 상황에서 슛 사인이 들어갔을 때 세옥으로서 최대한 반응할 수 있는 것들을 낯설게 경험해보자는 것이 저의 연기 접근법이었다. 직관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들이 화면으로 보여졌는데 아무래도 피가 튀기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처음 보셨을테니 '무섭다'고 평을 해주셔서 놀랐다. 저는 무서우라고 연기한 것은 아니었고, 무섭기를 바라지 않았는데 '나에게서 그런 모습을 발견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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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나이프'는 디즈니+의 흥행을 이끈 작품. 이에 박은빈이 '또 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은빈은 "'흥행요정'과 같은 수식어를 붙여주시는데, 사실은 좀 멋쩍기도 하다. 흥행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뿐더러 저의 목표는 같다. 좋은 작품, 재미있는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시청자 분들에게 닿았을 때부터 시작되는 몫이니 제가 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들더라. 그렇지만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늘상 저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쉽지 않은 과정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후회는 없도록, 저 스스로 홀로 소모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지켜나갔던 결과였는데, 그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셔서 보람이 있다"고 밝게 말했다.
1996년 데뷔, 올해로 데뷔 30년차를 맞이한 박은빈은 "30년차에 '하이퍼나이프'를 보여드리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인도의 디바'를 끝내고 '하이퍼나이프'를 촬영하며 '나를 환기시킬 수 있는 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확실하게 안 해봤던 것을 하게 돼서 혼나기도 했다"며 "'더 원더풀스'도 다른 의미의 미친 경향이 있어서 그것 또한 기다리셨다가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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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박은빈에게 배우는 '천직'이다. 박은빈은 "이 직업을 잘 선택한 것 같다. 장래희망, 꿈에 대해서는 늘상 자문자답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칭찬받는 재미, 인정받는 재미가 분명 저를 바라게 자라도록 인도해준 것도 있었지만, 저의 꿈은 또 다른 데 있는 것은 아닐까, 항상 탐색을 하면서 지냈던 것 같다. 배우가 나의 궁극적 목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지낸 덕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고, 그랬기에 단단해져온 시간들이 이뤄진 것 같다. 사실 어릴 때는 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배우라는 직업을 택했기에, 실제 의사가 되지는 못했어도 의사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더라.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것은 낯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만큼 심장을 뛰게 하는 만큼, 배우가 나의 적성에 맞는 일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게 됐다. 원래는 이 일을 하기엔 내가 너무 내성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 조차도 사회성을 기르며 저도 진화되는 것 같다. 작품을 통해, 역할을 통해 성장하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참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은빈은 '하이퍼나이프'에 이어 '더 원더풀스'로 시청자를 만날 준비를 하는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