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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매너리즘에 빠진 걸까 '신 스틸러' 유해진이 주연을 꿰차더니 '감다죽(감 다 죽었다)' 그 자체가 됐다. 영화 속 주요 빌런인데 2% 모자란, 그렇다고 깔끔한 선역도 아닌 그저 그런 애매한 포지션을 맡은 유해진. 재미도, 통쾌함도, 그렇다고 명존세(명치 세게 때리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일렁이지 않는다. 유해진은 언제쯤 '감다살(감 다 살았다)'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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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특수부까지 오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래, 배신, 복수를 일삼으며 야욕을 드러낸 검사는 관객에게 너무 익숙할 만큼 익숙한 단골 캐릭터. 이러한 클리셰 가득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도 본전치기인 상황에 유해진은 아꼈던 힘을 전혀 분출하지 않는다. '야당'의 메인 빌런이 맞는지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이도 저도 아닌 무(無) 매력 캐릭터로 그저 그렇게 소비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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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든 인생작, 인생캐도 상당하다. "어디 보자~"라는 대사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타짜'(06, 최동훈 감독) 속 고광렬, "가서 장부에 도장 찍어 오너라하면 찍어오고, 못 찍어오면 손가락이라도 잘라 오고, 손가락을 못 자르면 멱이라도 따오너라"라며 전율을 선사한 '이끼'(10, 강우석 감독)의 김덕천, "'음파 음파' 이거만 기억하면 되는겨"라며 포복절도 웃음을 선사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14, 이석훈 감독) 속 철봉이 등 유해진을 볼 때 떠오르는 캐릭터들이 상당하다. 최근엔 '올빼미'(22, 안태진 감독)에서 광기 가득한 인조로 관객에게 섬뜩함을 안기기도 했다.
그랬던 유해진은 어디 갔을까. 초심을 잃은 유해진의 퇴보가 '야당'에서 여과 없이 드러난 셈이다. 멋도 없고 맛도 없고 전매특허였던 재미도 사라졌다. 라이트 했던 '삼시세끼'에 이어 '야당'도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