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짝사랑男의 정석(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5-02-27 10:51 | 최종수정 2025-03-03 13:25


[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사진=영화사테이크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5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진영(34)이 '짝사랑 소년'으로 여성 관객의 마음을 겨냥했다.

멜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조영명 감독, 영화사테이크·자유로픽쳐스 제작)에서 첫사랑 선아(다현)에 설레였던 구진우를 연기한 진영. 그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과 열정을 고백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소녀에게 고백하기까지 수많은 날을 보낸 철없었던 소년의 열여덟 첫사랑 스토리를 다룬 작품이다. 동명의 대만 소설과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작품으로, 원작 영화는 사상 최단기간 1억 타이완 달러 수익을 거두며 2011년 대만 전체 영화 흥행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대만은 물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첫사랑의 몽글몽글한 감성을 담아낸 청춘 로맨스로 지난 21일 극장 개봉해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통해 '첫사랑 소년'으로 등극한 진영의 변신이 눈길을 끈다. 극 중 첫사랑에 빠진 장난기 가득한 그 시절 고등학생 진우로 완벽하게 변신한 진영은 처음 겪는 감정에 모든 것이 서툴고 투박하지만 선아를 향한 마음만은 절대 꺾이지 않는 일편단심 짝사랑남의 정석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이날 진영은 "'내 안의 그놈'(19, 강효진 감독) 이후 5년 만의 영화인데 설렘보다 긴장이 더 컸던 것 같다. 확실히 영화만의 힘이 있더라. 촬영하면서도 좋았고 행복했던 것 같다"며 "실제로 원작의 팬이다. 원작이 가진 맑고 깨끗한, 순수한 느낌이 정말 좋았고 원작을 볼 때마다 울었다. 지금까지 약 다섯 번 봤는데 다 울었다. 맑고 순수함에서 나오는 감동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내게 크게 남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 이 작품 전 망설였던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원작의 팬으로서 '원작을 건드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우리만의 표현 방법도 있을 것이란 생각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확실히 한국판은 틀은 최대한 벗어나지 않고 당시 한국에서 벌어진 사건, 유행들을 다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소소한 재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사진=영화사테이크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한 진영은 "내겐 영화가 도전이었는데, 감격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오랜만이라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내 안의 그놈' 이후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보는 느낌이 또 다르더라"며 "이번 작품에서 또 고등학생 역할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교복 입은 역할을 많이 해왔다. 나름 교복 입는 역할이 익숙한 것 같다. 앞으로 교복 입는 역할을 3년만 더 입고 싶다. 그 정도가 거의 마지노선인 것 같다"고 웃었다.

반면 진영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촬영 중 가장 걱정됐던 신으로 노출신과 동성 키스신을 꼽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화 속 노출신에 대해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걱정됐던 신이었다. 원작을 본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고민과 생각이 컸다. 그래도 수위 조절을 하면서 최대한 잘 피해가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 노출 부분은 더 나온 게 있는데 편집됐다. 여기에서 더 안 나오길 잘한 것 같다"며 "원작에서도 주인공이 집에서 발가벗고 다니는 등 노출 신이 있었는데 우리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그 정도 수준의 노출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게 하는 게 여러 모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전 세대가 보는 영화인데 내가 헐벗고 나오면 좀 그렇지 않을까? 처음부터 제작진과 잘 승화하자고 했다. 물론 잘 가리면서 집을 돌아다니는 노출신도 촬영했지만 결국엔 편집했다. 그 장면을 안 넣길 잘한 것 같다"고 머쓱해했다.

뿐만 아니라 진영은 동성 키스신에 대해 "굉장히 어려웠다. 동성 키스신은 처음하는 연기였다. 그래서 정말 긴장이 많이 됐다. 느껴보지 못한 감정과 촉감이지 않나?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긴장감이 높은데 상대 배우인 손우현과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서로 한숨을 쉬었다. 서로 어떻게 하나 고민을 많이 했던 신이었다"고 곱씹었다.


이어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괜찮다' '금방 지나갈 것이다'라며 손우현이 오히려 다독여줬다.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보니 내가 취하는 액션의 수위가 생갭다 진했다. 손우현도 당황한 것 같았다. 그래서 촬영이 끝난 이후에는 오히려 내가 손우현을 다독인 것 같다. 생갭다 손우현의 입술이 도톰하더라. 이게 무슨 감정인지 표현하기 힘든 데, 일이다 생각하고 눈 딱 감고 키스신을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요 소재인 만큼 첫사랑에 대한 추억도 꺼냈다. 진영은 "솔직히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첫사랑 생각이 나더라. 내게 첫사랑은 초등학교 6학년 때와 고등학교 1학년 때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겐 초등학교 때가 더 첫사랑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 친구다. 그 때를 생각하면 영화 속 진우와 비슷하다. 전학 온 친구였는데 첫 눈에 반했다. 너무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 친구 앞에만 가면 말을 못 하겠더라. 그 당시 메신저가 있었는데 메신저를 통해 그 친구와 친구가 됐다. 메신저에서는 대화를 잘 하다가 막상 마주치면 인사도 못했다. 그러다 집에 가서 또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너무 잘 지냈다. 사귀자는 말도 메신저로 했다. 그런데 막상 헤어지자는 말도 못했다. 그 친구랑 또 다른 친구와 셋이서 돈가스 한 번 같이 먹은 게 데이트의 끝이었다. 처음에는 진우가 이해가 안됐는데 내 어릴 때 생각을 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추억했다.

더불어 "두 번째 사랑인 고1 때 친구는 나와 다른 반 친구였다. 지금 생각해도 내 행동이 귀여웠던 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좋아한다는 표현은 하고 싶었다. 그래서 딸기 우유와 집에 아버지가 아는 분께 선물 받은 잣 세트 중 하나를 가져와서 그 두 개를 하교 때 좋아하는 친구에게 주고 도망갔다. 그게 시작이었다. 뭐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 잣을 줬다. 그 친구와는 이후에 잘 지냈고 초등학교 때와 달리 정확하게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사진=영화사테이크
그 시절 모두의 첫사랑이었던 모범생 오선아 역을 연기한 다현과 호흡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영은 "그룹 활동 때 지나가면서 트와이스와 인사 정도 한 사이였다. 이 작품으로 다현과 서로 처음 만났을 때도 '우리 인사한 적 있지 않나?'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현이 이 작품을 출연 한다고 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다현의 이미지가 있지 않나?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깔끔하고 모범생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평했다.

그는 "서로 아이돌 출신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다현 자체가 순간순간 대처 능력, 즉 순발력이 좋더라. 나도 처음 연기할 때 생각해 보면 힘든 기억이 많았는데 다현은 처음이지만 전부 인지하고 있더라. 부럽기도 했고 대단했던 부분을 많이 느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현과 키스신에 대해서도 "다현과 키스신을 촬영할 때가 동성 키스신을 촬영한 뒤였다. 그래서 나는 긴장이 풀려 오히려 마음 편하게 연기했다. 다만 다현은 키스신이 처음이라 엄청 긴장을 많이 하더라. 최대한 많이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키스신은 하기 전까지 정말 힘들다. '이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한데, 막상 경험하고 나면 조금 편해지는 게 키스신인 것 같다. 그래서 다현에게도 '촬영 하고 나면 괜찮아질 거다'라며 다독여줬다"며 "사실 다현과 트와이스 팬들이 걱정되기도 했다. 나도 팬이 있지만 아무래도 현재 활동 중인 걸그룹이니까 의식이 됐다. 내가 걱정돼 '이 영화가 공개된 이후 나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라며 말했더니 다현은 팬들이 너그럽게 봐줄 것 같다며 괜찮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SC인터뷰] "'사귀자' 말 못한 첫사랑 생각 나"…진영, '그 시절'…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진영, 다현이 출연했고 조영명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지난 21일 개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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