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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봉준호 감독이 영화 '미키 17' 속 독재자 부부 캐릭터의 설정 비화를 밝혔다.
봉 감독은 개봉 전 런던 프리미어와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먼저 선보이며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시사가 끝난 직후에는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독재자 케네스 마샬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빗댄 캐릭터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봉 감독은 "제가 타임 테이블을 정확히 설명드린 이유가 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2021년 9월에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2022년 가을부터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현지 취재진과 만난 그는 "저보고 방 구석에 크리스탈 볼을 숨겨놨냐고 물어보시더라. 그게 서양식 점쟁이들이 사용하는 도구인가 보더라. 아무래도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민감한 영화제인 만큼, 기자 분들도 재미난 질문들을 많이 하셨다. 이와 관련된 질문들을 반복적으로 받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정 정치인을 이야기한 게 사실이다. 영화에 커플 독재자가 나오는데, 케네스 마샬의 아내인 일파 마샬 역은 원작 소설엔 없는 역할"이라며 "독재자가 커플일 때 더 무섭고 영화적으로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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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러팔로는 '미키 17'을 통해 데뷔 후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본인도 캐스팅 소식을 듣고 처음엔 당황해했다"며 "'도대체 왜?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어?'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형님 배우이시지 않냐. 이런 캐릭터를 표현해달라는 거다'라고 설명드리니까, '맞아 나는 프로다'라고 바로 수긍하셨다. 이 상황만 봐도 귀여우시다. 케네스 마샬은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기 보단 헛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