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현욱(40)이 '원경'르 연기하며 괴로웠던 순간을 고백했다.
첫 사극이었던 '원경'은 이현욱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그는 "제일 신경 쓴 부분은 고증과 역사적 인물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의 신중함 같은 것들이었던 것 같다. 단순히 어떤 연기를 하고, 한 작품을 하는 것보다 실존인물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기에 그런 부분에서 집중을 했다. 또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과의 간극에 대해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극에서 그려지던 태종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 원경왕후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이에 감정이입을 했던 시청자들은 상대적으로 태종의 행동에 '하남자스럽다'는 비판을 더하기도. 이현욱은 이에 대해 "사실 저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보니, 악인으로 느끼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역사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물이기에 안 좋은 쪽, 악의 역할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으실 거라고 예상했기에 당황했고 괴로웠던 것 같다. 원경왕후의 관점이다보니까 사실 역사 속에서는 후궁이나 이런 것들이 당연했던 일들인다 시대적, 정서적으로 지금은 용납이 되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부각되다 보니 태종이란 인물이 어떻게 모녀 유명한 왕 중에 하나인데, 그 이면적인 부분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카리스마가 있고 남자답다는 선입견이 셀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의도치않았고, 다양한 면에서의 현장 변동도 많았다. 차주영이 말했던 것처럼 현장에서 많은 변동 탓에 배우들의 고충이 심해졌다는 설명. 이현욱도 "제가 태종을 연기할 때는 99%를 사랑을 기저에 깔고 연기했는데, 거기서 많은 것에 부딪혔다. '이게 표현이 될까' 혼란스겁고 답답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하남자스러워 보인다'는 것도 제가 그냥 화를 내면 나쁜 사람이었겠지만, 갈등을 하면서 했기에 우유부단함이 나왔을 수도 있고,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차)주영이는 어떻게 보면 원경왕후라는 사람의 기록에 역사에 많지 않았기에 저보다도 더 불안했을 거고 걱정이 많았을 것이다. 왜냐면 원경의 관점에서 표현하는 극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이 심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저와 함께 같이 공부를 많이 하면서 끊임없이 소통했던 것 같다. 현장에 가면 대본이 바뀌어 있고, 빈틈을 끊임없이 채워야 했던 시간이기에 대화를 많이 했고, 당시에는 둘이 하는 게 많아서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현욱은 "연기하는 사람들은 자기 확신을 가지고 하는 일이다 보니, 확신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정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것들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원경'을 하고 나서 많이 속상했다. 제가 한 번도 작품이 잘 안되고, 연기를 못하고 했을 때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방송을 보면서도 제가 제 연기를 의심하는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정말 속상하기도 했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며서 다른 시야도 열리는 것 같고, 많은 성장을 했던 것 같다. 제가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들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이 우리만의 생각이었다는 것이 보이면서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말도 탈도 많았던 '원경'이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이별을 하는 중. 이현욱은 "어떤 작품을 했을 때보다도 진심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감정을 많이 느낀 것 같고 아쉬움도 더 많이 남는 것 같다. 누가 되지는 않을지 그런 걱정도 하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기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저에게 새로운 관점을 열어준 터닝포인트 같은 작품이다.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 수 있을지, 시각과 관점을 확장해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작품이다. 여러 의미로 성장통이 15년 째인데, '원경'을 잘 보내줘야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현욱은 극중 태종 이방원을 연기하면서 원경왕후 역을 맡은 차주영과 함께 열연을 펼쳤다. '원경'은 최종회 시청률 6.6%를 기록하면서 호평 속에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