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故 김새론 비보에 외신도 집중 조명… “한국 연예계의 가혹한 압박”[종합]

조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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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8 08:45


[SC이슈] 故 김새론 비보에 외신도 집중 조명… “한국 연예계의 가혹한…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배우 김새론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김새론의 생전 필모그래피와 함께 한국 연예계가 지닌 극심한 경쟁과 대중의 기대가 스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로이터, AFP 통신을 비롯해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 등 유력 외신들은 16~17일(현지시간)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김새론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외신들은 특히 김새론이 어린 나이에 두각을 나타낸 유망한 배우였다는 점과 함께 음주운전 사건 이후 대중의 비판 속에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이력을 상세히 다뤘다.

김새론은 2009년 영화 '여행자'를 통해 최연소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이후 '도희야'로 또 한 번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와 함께 '아저씨', '이웃사람', '동네사람들' 등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사냥개들' 또한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으며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22년 음주운전 사고 이후 김새론의 커리어는 급격히 흔들렸다. 당시 김새론은 서울 강남구에서 가드레일과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도주했으며 채혈 검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0.2%로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캐스팅됐던 SBS 드라마 '트롤리'에서 하차했으며 넷플릭스 '사냥개들'에서도 출연 분량 상당 부분이 편집됐다. 이후 방송 출연 정지 처분까지 받으며 사실상 연예 활동을 중단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상황을 집중 조명하며 김새론이 재기하려는 과정에서 극심한 비판과 부담을 감내해야 했음을 지적했다. 로이터는 "김새론은 한국에서 가장 유망한 여배우 중 한 명이었지만 음주운전 사건 이후 그녀의 경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AFP 또한 "김새론은 다재다능한 배우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2022년 사건 이후 새로운 작품을 맡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한국 연예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봤다. NYT는 "한국 연예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만큼 스타들에게 가해지는 압박도 극심하다"며 "대중의 기대치와 비판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환경에서 많은 스타들이 정신적인 부담을 느낀다"고 보도했다. CNN 역시 "K팝과 K드라마 스타들의 연이은 비극적인 소식이 한국 연예산업의 정신 건강 문제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CNN은 설리, 종현, 문빈 등 앞서 세상을 떠난 스타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연예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매체는 "K-엔터테인먼트는 경쟁이 치열하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환경"이라며 "외모와 행동에서 완벽함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스타들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새론이 재기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악성 댓글과 여론의 비판이 큰 부담이 되었던 점도 언급됐다. 실제로 김새론은 최근까지도 SNS를 통해 간헐적으로 근황을 전하며 복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5월에는 연극 '동치미'에 캐스팅되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 만에 하차했다. 이후 영화 '기타맨'에 출연을 확정하며 복귀 의지를 내비쳤으나 해당 작품은 유작이 되고 말았다.


팬들은 김새론을 향한 비판이 지나치게 가혹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분명 잘못을 저질렀지만 재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분위기는 너무 가혹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여자 연예인 갤러리의 팬들은 성명문을 통해 "김새론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감당해야 했던 비난과 외면은 인간적인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새론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 오전 6시 20분에 진행된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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