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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영화 '시민 덕희'의 실제 주인공이 당시 상황에 대해 고백했다.
사건의 발단은 김성자씨가 소송 중 자금을 대출하려던 상황, 공탁금을 마련하려던 게 발단이 됐다고. 아들과 같이 건물 앞 3.5m 구덩이에 추락을 해 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로 건물주와 소송 중이었다고.
김성자 씨는 "병원비에 소송비에 공탁금 1500만 원까지 겹쳐 제2 금융권 대출을 알아봤다. 그런데 저는 간이 사업자라 대출이 불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자씨는 "전화로 공탁금 대출을 알아봤는데 정보가 새어나간 거다. 개인 정보가 300원에 팔려나간다더라"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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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은행 역시 실제로 있는 은행이었다. 김성자씨는 당시 나눴던 대화 녹음을 공개했고 보이스피싱범은 뻔뻔하게 돈을 보내라 요구했다.
김성자씨는 "계속 돌려주지 않아서 은행에 갔다. 그런데 은행이 정말 있어서 안심했다. 문이 잠겨 있어서 안을 봤더니 경비 아저씨가 오더라. '무슨 일이냐'해서 명함을 보여줬더니 '이놈 잡아야 돼'라는 거다. 피해자들이 많이 찾아온 거다"라며 사기를 깨달았던 순간을 전했다.
세탁소를 하면서 미싱 부업까지 하며 열심히 살았던 김성자씨는 "그땐 그게 전재산이었다. 게다가 빌린 돈까지 잃게 된 거다"라 했다. 딸 역시 "당시 세탁소를 개조해서 집으로 삼았는데 화장실 가려면 신발 신고 갔다"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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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가 술 드시면서 미싱을 하다가 소리가 안나서 나가보면 변기 잡고 울거나 토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고나서부터 엄마를 살피려고 일부러 늦게 잤다"하면서 "엄마한테 말을 못했는데 어느날 새벽 1시쯤 방에 들어갔는데 집에서 극단적 시도를 이미 하셨더라. 동생이랑 엄마를 구출하고 나서 엄마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셨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성자씨는 "저는 아들 울음소리만 기억난다. 딸이 아는줄 몰랐다. 지금 처음 들었다. 그 기억이 딱 블랙 아웃이 됐다. 애가 울면서 '엄마 죽지마'라 하는데 '이렇게 살면 안되지. 내가 엄마 애들 만들 뻔했네' 해서 수면제 다 버리고 '다시 일어나보자' 했다"라 했다.
또 "돈을 안돌려줘서 10원 보내고 대포통장 신고하고 통장을 못쓰게 막아버렸다. 계속 전화했다. 다른 사람과 통화 못하게 24시간 전화하면서 계속 욕을 했다"라며 "5일 욕하니까 나도 내 생활이 안돼서 저주의 말을 보내고 끝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연락이 왔다"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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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피해자가 800명에 5억 원의 피해액, 자필 진술서까지 받아냈다. 김성자 씨는 "제가 돈 주는 게 제일 빨랐고 가장 집요했고 욕을 가장 푸짐하게 했다더라"라 했다. 신고포상금 1억 원까지 걸려있었다고.
김성자 씨는 "사실 그 과정에서 한 분이 돌아가셨다. 피해 증거 확보차 연락했는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이분 옥상에서 떨어져서 머리 수술 중입니다'라고 문자가 왔다. 그리고 부고 문자가 왔다. 그게 제 부고 문자 같은 거다"라고 속상해 했다.
소극적인 경찰의 태도에 김성자씨는 직접 총책을 잡기 위해 잠복까지 했다. 김성자씨가 준 정보로 범인을 잡은 경찰은 "다음에 연락하면 오세요"하고 끝이었다고. 피해금액도 포상금도 하나도 받지 못했다.
김성자씨는 총책 면회도 7번을 가 4번은 욕만 하고 왔다고. 그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원금 회수를 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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