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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故(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모친이 딸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에 입을 열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A가 맡고 있었던 MBC '뉴스투데이' 평일 날씨 예보를 2021년 9월부터 오요안나가 담당했고, 당시 오요안나의 업무를 배정했던 MBC 기상팀 팀장은 2022년 3월 다른 팀으로 옮겼다.
고인의 모친은 2022년 3월부터 오요안나가 A씨로부터 괴롭힘 당했다고 주장했다. 모친은 "제 기억으론 22년 3월이다. 안나 전화가 왔는데 숨이 뒤로 넘어가더라. '엄마, 나 미칠 것 같아'라면서 통곡했다. A가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라고 했다. 현직 경찰인 고인의 외삼촌 역시 "안나가 4개월 만에 A 대신 '뉴스투데이'를 맡았다. 그게 발단이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A 때문에 힘들다며 잠도 못 자겠다고 하니까, 제가 먼저 병원에 가보라 했다. 정신과를 돌아다니며 상담을 받았다.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정신과 약 때문에 오요안나가 아침 방송에 지각했다고도 주장했다. 고인의 지인은 "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우울증에 빠졌다. 그래서 수면제를 먹고, 술을 마셨다. 지각을 했고, 혼이 났고, 다시 수면제를 먹고,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친 역시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오니까 청하를 같이 마셨다더라. 정말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한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가슴이 미어진다"고 고백했다.
2023년에는 오요안나가 발성 레슨까지 받았다며 "안나는 계속해서 노력했다. (선배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면서 "그러나 선배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제자리였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안나는 사실 안 죽고 싶어했다. 살고 싶었던 것 같다. A가 발음 지적하니까 없는 돈에 과외까지 받았다"라며 "그만두라고도 했었다. 그런데 끝까지 하겠다더라. 꿈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안나는 죽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너네들한테 나 진짜 힘들다고 이야기했잖아. 내 말 안 들려? 내가 죽으면 들어줄 거야?' 안나는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방법은 결코 옳지 않지만"이라고 말했다.
모친은 "오늘 하루 '죄송합니다'만 8시간 하다 들어왔다는 글이 있더라.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럴려고 MBC에 지원한 게 아니다. 우리 모두 MBC를 좋아해서 지원한 것"이라며 "저는 기상캐스터들이 잘리길 원치 않는다. 그들도 프리랜서다.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MBC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진상조사 제대로 하지 않을 것 안다. 기대 없다. 그런다고 제 딸이 돌아오느냐"라고 반문했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스스로 등졌다.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많은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면서,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충이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법에 MBC 직원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지난 5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