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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방송인 장성규가 故(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알고도 방관했다는 의혹에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장성규와 자녀들을 향한 무차별한 악플 캡처본도 공개하며 "그 침묵을 제 스스로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누리꾼들이 늘기 시작했고 제 SNS에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라며 "보호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댓글 달 수 있는 권한을 팔로어들로 한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에 저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만 모든 것이 풀릴 때까지 가족에 대한 악플은 자제해 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MBC 관계자는 "김가영이 장성규와 아침 방송을 한다. 오요안나와 장성규도 운동을 같이 하면서 친한 사이인데 김가영이 이 사실을 알고 이간질을 했다"고 했다.
이어 "장성규에게 '오빠 걔 거짓말하는 애야. 얘 XXX 없어'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 그 말을 들은 장성규는 오요안나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니는 애라던데' 이런 식으로 물어보니 오요안나가 깜짝 놀라 '누가 그랬냐' 물었고 장성규는 '김가영이 그러던데' 하고 말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오요안나 유족 측이 최근 공개한 단체 대화방(단톡방)에서도 장성규가 거론된 바 있다. 해당 단톡방은 오요안나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받는 MBC 기상캐스터 네 명이 참여, 이들은 "미친X", "몸에서 냄새난다", "('더 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한다. 우리가 피해자" 등 고인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 가운데 "오요안나가 장성규에게 자기가 기상팀에서 회사에서 혼자라고 했다", "그래서 (장성규) 오빠가 '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래서 다 말했다" 등 대화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김가영과 MBC FM4U 라디오 '굿모닝 FM'으로 인연을 맺은 장성규가 운동하면서 오요안나를 알게 됐고, 두 사람 각자의 입장을 전했다는 것으로 해석한 분위기다. 그러면서 장성규가 오요안나의 괴롭힘 피해를 알고도 방관했다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 역시 경솔했다는 지적을 했다.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사망 소식은 세 달 뒤인 12월에야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에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MBC는 고인의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다음은 장성규 글 전문
지난 12월
뒤늦게 알게 된 고인의 소식에
그동안 마음으로밖에 추모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늦었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풀려 그곳에선
평안하기를,
그리고 유족에겐 위로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처음 제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서 속상했지만
고인과 유족의 아픔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하여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습니다.
그 침묵을 제 스스로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누리꾼들이
늘기 시작했고 제 sns에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가족에 관한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고 보호자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댓글 달 수 있는 권한을 팔로워들로 한정했습니다.
이것 또한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라고
판단한 누리꾼들은 수위를
더 높였습니다.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에
저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것이 풀릴 때까지
가족에 대한 악플은 자제해 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