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최장 9일에 이르는 황금연휴지만, 마음껏 즐길 수만은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 '예능인들의 뒤늦은 축제'가 이틀 연이어 안방을 찾았다. 재미와 웃음을 책임졌던 예능가의 대잔치는 이번에도 국민들의 근심을 달랠 수 있었을까.
|
두 프로그램 모두 전년도 최고의 예능인을 가리는 포맷으로, 녹화 방송이 아닌 생방송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또 편성 일자만 하루 차이났을 뿐, 방송 시간도 비슷했다.
'2024 SBS 연예대상'은 29일 오후 8시 20분부터 익일 오전 0시 20분까지 방송됐고, 전현무 이현이 장도연이 MC 마이크를 잡았다. 대상은 유재석이 차지했고,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 프로그램상은 '런닝맨'에게 돌아갔다.
|
또 대상 전현무, 프로그램상 '나 혼자 산다' 등 굵직한 수상 결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수긍하는 모양새지만, 예능인이 아닌 배우들이 대부분 상을 가져가 의아함을 샀다. 이날 최강희, 구성환, 이장우, 최다니엘, 주우재, 유태오, 김석훈, 이이경 등 많은 배우가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물론 고정프로그램에서 꾸준히 활동해 수상해도 마땅하다 의견도 있지만, 몇 명은 시즌제 프로그램에 짤막하게 출연하거나 단순 게스트 출연에도 수상까지 이어졌다며 대다수가 갸우뚱하고 있다.
|
여기에 해당 프로그램들의 주역들도 시상자로 출격, 반가움을 샀다. 그러나 MBC 레전드를 넘어, 한국 예능 방송사에서도 가장 큰 변곡점으로 통하는 '무한도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무한도전'은 첫 방송된지 20주년으로, 더 의미 있는 해를 맞았다. 시청자들의 볼멘소리가 더 커진 이유다.
|
아울러 공동 수상, 일회성 수상 부문 신설 등도 지적받고 있다. '2024 SBS 연예대상'은 신인상에서 이름만 바꾼 격의 '라이징 스타상'을 함께 묶어 시상하는가 하면, 굿파트너상, 굿패밀리상, 베스트 케미상, 베스트 플레이어상, ESG상 등 일회성 수상 부문들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2024 MBC 방송연예대상'과 '2024 SBS 연예대상' 모두 시의성 있게 한 해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남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설 연휴 특수'를 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요 성적 기준이 되는 시청률 면이나, 시상식 자체에 대한 반응 등을 보면, 결국 뜻밖의 대규모 참사만큼이나 씁쓸하게 마무리된 분위기다.
|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