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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900회를 맞은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가 1000회도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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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00회라는 오랜 시간 이어올 수 있는 비결도 짚었다. 원년 MC 김구라는 "토크쇼를 표방하고 있다. 예능 형태로 보면 범용적이지 않느냐. '라스'가 시작할 때, 저희보다 뛰어나신 MC분들도 많았었다. 그때 다른 프로그램은 MC들이 중요한 만큼, 핸디캡도 있었다고 본다. 저희는 토크쇼를 지향하지만, 그 당시 토크쇼로 보면 정통은 아니다. 리얼 기반의 스튜디오 토크였다. 편안하게 하는 성질의 프로그램이라 오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랜 시간 거쳐오면서 변화된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국진은 "처음 '라스'할 때는 너무나 공격적이더라. 저 혼자 안절부절했다. 그게 시간이 지나면서 '라스'만의 장점이 돼서 흘러가더라. '라스'는 다른 방식으로 무질서 속에 질서를 지켜가면서 가더라. 시계 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데 일정하게 가더라. 그게 매력인 것 같다. 조금씩 변하면서 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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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튜브 예능 강세 속 '지상파 예능의 위기'라는 지적에는 "유튜브 토크쇼는 흔히 말하는 슈퍼스타 연예인들을 불러 술을 마시거나 일대일로 토크하는 형태다. 저희와 비교될 수도 있고, 저희가 덜 재미있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분들이 깊거나 진솔된 이야기는 못하고 홍보로 대부분 나오신다. 저희는 게스트분들이 '라스'에 진심으로 나오고 싶어 하신다. 그래서 모실 때도 종합과자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한다. 누가 보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지상파 예능만이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길을 걸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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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게스트를 만난 만큼,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누구일지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김국진은 "솔비 씨의 '로마 공주'를 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 녹화 중에도 '설마? 저러면 안 될텐데'라고 생각했었다. 보니까 너무 웃기더라. 지금도 솔비 씨를 '로마 공주'라 부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다시 보고 싶은 게스트도 솔비밖에 없다. '로마 공주'가 다시 현실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솔비를 꼽았다.
섭외 기준에 대해서는 김 PD가 "시의성이 있는 분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모시려고 한다. 공격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티키타카가 잘 될 수 있는 분들이다. 꼭 MC분들과 친분이 있는 분이 아니라, 이야기를 잘 끌어낼 수 있겠다는 분을 배치하려고 한다"라고 고백했다.
편집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것이 편집적으로도 더 가미될 수있다고도 하는데, 그것도 맞다. 편집하다 느끼는 점은 요리사가 됐다는 것이다. 제가 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간이 세질 수도, 싱거워질 수도 있다. 그게 제작진 몫이니 맞추려고 한다. 재료와 조미를 치는 조화가 저희 '맛'의 비결인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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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제가 시청자 입장에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김 PD는 "2007년 고등학생 때 이 프로그램을 봤었다. 그때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자체가 시대와 상관 없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것 같다. 제가 산증인이다"고 했고, 김구라는 "제가 갑자기 1000억이 생기지 않는한, 계속 1000회까지 있을 것이다"고 크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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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